골든아이
007 골든아이 (007 Goldeneye Europe) · 1997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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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작 게임이 명작이 된 드문 경우
영화를 게임으로 만든 작품은 대체로 평이 좋지 않습니다. 개봉 일정에 맞춰 급하게 나오니까요. 그런데 골든아이는 정반대였습니다.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간 뒤에도 한참 만에 나왔고, 그 사이에 개발진이 원작을 빌린 별개의 작품으로 다시 만들어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콘솔 1인칭 슈팅이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를 정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조준하며 걷기, 부위별로 다른 피격 반응, 소음기와 스나이퍼 스코프, 무엇보다 한 화면을 넷으로 쪼개 친구들과 붙는 대전까지. 지금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여기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007 골든아이(GoldenEye 007)는 제임스 본드가 되어 소련의 무기 시설과 위성 통제소를 오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1인칭 슈팅입니다. 닌텐도64용으로 나왔고, 영화의 줄거리를 따라가되 게임을 위해 새로 만든 스테이지가 많습니다.
각 임무에는 목표가 여러 개 붙어 있습니다. 문서를 확보하고, 인질을 구하고, 통신 장비를 파괴하고, 아군 요원과 접선하는 식입니다. 그냥 적을 다 쏘고 출구로 간다고 끝나지 않고, 목표를 하나라도 빠뜨리면 임무 실패가 됩니다.
난이도가 임무를 바꿉니다
이 게임의 영리한 점은 난이도를 올리면 적이 강해질 뿐 아니라 해야 할 일 자체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가장 쉬운 난이도에서 목표가 셋이었다면, 위로 갈수록 다섯이 되고 일곱이 됩니다. 같은 지도를 걸으면서도 전혀 다른 임무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가장 높은 난이도에서는 적 한 발에 죽는 수준이라, 모퉁이를 돌 때마다 신중해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오래 한 사람들은 결국 스테이지 구조를 통째로 외우게 되고, 최단 시간 클리어 경쟁이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댐과 시설, 수용소 같은 초반 스테이지는 특히 많이 파고들어졌습니다.
네 명이 앉던 시절
골든아이를 기억하는 사람 대부분이 떠올리는 건 사실 이야기 모드가 아니라 대전입니다. 화면을 넷으로 나누고 친구 셋과 같은 방에 앉아 서로를 찾아다니는 것, 그게 이 게임의 진짜 전성기였습니다.
규칙도 여럿이었습니다. 무기를 라이선스 투 킬로 맞춰 한 방에 죽게 하거나, 황금총만 쓰게 하거나, 접근전 무기만 남기거나, 특정 인물을 노리는 방식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방에나 화면을 훔쳐보지 말자는 규칙이 있었고, 어느 방에서나 그 규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하는 분에게
적이 나타나면 무조건 갈기지 말고 머리를 노리세요. 몸통은 몇 발을 넣어야 하지만 머리는 한 발입니다. 탄약이 넉넉하지 않은 스테이지가 많아서 이 차이가 크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시작 전에 임무 목표를 반드시 읽고 들어가세요. 다 쏴 죽이고 출구까지 갔다가 목표 하나를 빼먹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 이 게임에서는 흔합니다. 조용히 지나갈 수 있는 구간에서는 굳이 총을 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총성을 들으면 근처 적들이 전부 몰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