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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크 뉴켐

듀크 뉴켐 (Duke Nukem Europe En Fr de Es It) · GT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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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낀 근육질 아저씨가 주인공입니다

이 캐릭터를 처음 보면 좀 웃깁니다. 금발 각진 머리에 선글라스, 민소매 셔츠 아래로 팔뚝 근육이 불거져 있습니다. 진지한 영웅이라기보다 1980년대 액션 영화 포스터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시절 액션 영화를 대놓고 흉내 낸 캐릭터가 맞습니다.

이 인물이 하는 일도 단순합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왔고, 그는 총을 들고 나가서 그것들을 치웁니다. 복잡한 사연도 반전도 없습니다. 이 무식할 정도의 단순함이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좋아했습니다.

듀크 뉴켐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총을 들고 옆으로 나아갑니다

듀크 뉴켐(Duke Nukem)의 이 휴대용 판본은 옆에서 본 화면으로 진행하는 액션 플랫포머입니다. 원래 이 이름으로 더 유명한 것은 1인칭으로 총을 쏘는 쪽이지만, 작은 화면과 버튼 몇 개뿐인 기기에 그걸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니 형태를 바꿨습니다.

기본 흐름은 걷고, 뛰고, 쏘는 것입니다. 적이 나타나면 총으로 처리하고, 발판을 뛰어넘으며 앞으로 나아가 구역 끝에 도달합니다. 도중에 놓인 탄약과 회복 아이템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총알이 무한이 아니니 아무 데나 갈기면 정작 필요할 때 빈손이 됩니다.

듀크 뉴켐 플랫폼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컬러

쏘면서 움직이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런 부류의 게임에서 초보가 자주 하는 실수는 멈춰 서서 쏘는 것입니다. 조준하려고 제자리에 서면 다른 방향에서 오는 공격을 그대로 맞습니다. 움직이면서 쏘고, 쏘고 나면 바로 자리를 옮기는 습관을 들여야 오래 버팁니다.

높낮이를 이용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적보다 한 칸 높은 발판에 올라가 있으면 상대 공격이 안 닿는 경우가 생깁니다. 무작정 정면으로 붙기보다, 주변에 올라설 곳이 있는지 먼저 둘러보시길 권합니다.

좁은 통로에서는 반대로 조심해야 합니다. 피할 공간이 없는 자리에서 여러 마리를 상대하면 아무리 잘 쏴도 맞게 됩니다. 이런 곳은 입구에서 한 마리씩 끌어내 처리하고 들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작은 기기에 욱여넣은 큰 이름

유명한 게임을 휴대용 기기로 옮기는 일은 이 시절에 굉장히 흔했습니다.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기계에 그 이름을 붙여 팔면 일단 사람들이 집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나온 것들의 완성도가 들쭉날쭉했다는 점입니다.

이 판본은 원작을 그대로 옮기려 하지 않고 아예 다른 형태로 새로 만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이건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1인칭 화면을 억지로 흉내 내려다 죽도 밥도 아닌 물건이 된 사례가 그 시절에 여럿 있었으니까요. 옆에서 본 액션이라면 작은 화면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명확하게 보입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가져오려는 시도도 보입니다. 캐릭터의 생김새와 무기 구성, 적의 종류에서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알아볼 만한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원작은 훨씬 거친 물건입니다

짚고 넘어갈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이름으로 알려진 원작 시리즈는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은 성인 대상 게임이었습니다. 폭력 묘사가 노골적이고 대사도 거칩니다. 휴대용 기기 판본은 그런 요소를 걷어 내고 훨씬 순한 액션 게임으로 다듬어져 있지만, 이름 자체가 가진 배경은 알고 계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서 이 판본만 놓고 보면 평범한 횡스크롤 액션에 가깝습니다. 원작의 그 거칠고 유치한 매력을 기대하고 켜면 다소 심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걸 원하지 않는 분에게는 오히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물건입니다.

짧게 손을 풀기 좋습니다

국내에서 이 휴대용 판본을 접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듀크 뉴켐이라는 이름 자체는 컴퓨터 게임 쪽에서 알려졌지만, 작은 기기로 나온 이 물건까지 챙겨 본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한 구역이 길지 않아 짧게 켰다 끄기에 적당합니다. 어려운 자리에서 몇 번 죽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부담이 크지 않으니, 옛날 액션 게임의 감각을 다시 느껴 보고 싶을 때 가볍게 들여다볼 만합니다. 총을 쏘며 발판을 뛰어다니는 이 단순한 재미는 세월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