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팝 마작 쟝쟝 시마쇼 2
러블리 팝 마작 쟝쟝 시마쇼 2 (Lovely Pop Mahjong Jangjang Shimasho 2 Japan) · 2000 · V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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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 기판이 오락실을 떠받치던 시절
일본 오락실에는 우리에게 낯선 구역이 하나 있었습니다. 레버 대신 알파벳이 새겨진 버튼 열네 개가 늘어선 전용 조작판을 붙인 마작 기계들이 모여 있는 자리입니다. 화려한 대전 격투나 슈팅이 손님을 끌어모으는 동안, 이 조용한 구역이 업소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받쳐 주는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 판이 길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지면 다시 동전을 넣게 되는 구조 덕입니다. 그래서 마작 게임은 유행을 타는 다른 장르에 비해 수명이 길었고, 회사들도 꾸준히 신작을 내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 계보 안에서 1996년에 시작된 시리즈의 두 번째 물건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러블리 팝 마작 쟝쟝 시마쇼 2(Lovely Pop Mahjong Jangjang Shimasho 2)는 컴퓨터가 조종하는 상대와 일대일로 마작을 두는 대전 마작입니다. 네 명이 둘러앉는 정식 마작이 아니라 둘이서 두는 방식이라 한 판이 빨리 끝납니다.
조작은 전용 마작 패널로 합니다. 손패 열세 장이 화면에 늘어서고 각 자리 위에 알파벳이 표시되는데, 버릴 패에 해당하는 글자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리치, 폰, 치, 론 같은 선언은 오른쪽에 따로 배정된 버튼으로 합니다. 처음 앉으면 손이 헤매지만 화면의 알파벳을 보고 누르면 되므로 몇 판이면 익숙해집니다.
상대를 하나씩 꺾으며 다음으로 넘어가는 구성이고, 지면 컨티뉴 화면이 뜹니다.
성인 대상 기판입니다
이 시리즈는 성인 대상 탈의 마작입니다. 이기면 상대 캐릭터의 옷이 벗겨지는 연출이 붙어 있고, 그 연출을 보려고 동전을 계속 넣게 만드는 것이 이런 기판의 사업 구조였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정식으로 볼 수 없던 부류입니다.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고, 그 이전에 마작 자체가 국내에서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는 놀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마작이 술자리나 퇴근길에 흔히 두는 국민 오락에 가까웠지만, 한국에서는 규칙조차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이 계열 기판은 국내 오락실 문화에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작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마작의 목표는 열네 장으로 정해진 모양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같은 패 두 장짜리 머리 하나에, 세 장짜리 묶음 네 개를 갖추면 완성입니다. 세 장 묶음은 같은 패 셋이거나, 같은 종류에서 이어지는 숫자 셋입니다.
여기에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모양만 맞춘다고 화료가 되지 않고, 역이라 부르는 조건을 하나 이상 갖춰야 합니다. 초보가 가장 많이 겪는 좌절이 모양은 다 맞췄는데 역이 없어 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가장 쉬운 해법은 리치입니다. 마지막 한 장만 남은 상태에서 리치를 선언하면 그 자체로 역이 되므로, 입문자는 우선 리치를 걸 수 있는 형태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 됩니다.
수비도 알아 둘 만합니다. 상대가 리치를 걸면 그때부터는 위험한 패를 던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이미 버린 적 있는 패와 같은 것은 규칙상 그 패로 화료할 수 없으므로 비교적 안전합니다.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크게 무너지는 일이 줄어듭니다.
비스코라는 회사
이 시리즈를 만든 비스코는 1980년대부터 아케이드 기판을 내놓던 일본의 중소 개발사입니다. 대형 회사처럼 이름난 간판 작품을 여럿 남기지는 못했지만, 여러 장르를 오가며 기판을 꾸준히 공급하던 곳입니다.
그런 회사에게 마작 기판은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대전 격투나 3D 체감형 게임은 개발비가 크게 뛰어올라 중소 개발사가 감당하기 어려워진 반면, 마작 게임은 기존 기판 위에서 그림과 시나리오를 바꿔 시리즈를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일본 아케이드 목록에 마작 신작이 유난히 많은 것도 그런 사정입니다. 화려한 시대의 뒤편에서 업계를 굴러가게 하던 물건들이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