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바이킹
더 로스트 바이킹스 (The Lost Vikings E Eurasia) · 2003 · Blizzard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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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다 살아야 끝나는 판
보통의 액션 게임은 주인공 하나만 살아서 출구에 닿으면 됩니다. 이 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이킹 세 명이 전부 무사히 출구에 도착해야 한 스테이지가 끝납니다. 한 명이라도 죽으면 그 시점에서 판이 끝나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 명을 요령껏 끌고 다니는 인솔자 역할이 플레이어에게 주어집니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세 명이 각자 할 줄 아는 게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누구는 뛸 줄 알고, 누구는 뛰지 못하는 대신 다른 재주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지형이 사방에 깔려 있고, 결국 셋의 능력을 이어 붙여야만 길이 열립니다. 액션 게임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속은 완전히 퍼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게임은 손이 빠른 사람보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반사신경으로 밀어붙이는 구간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화면을 들여다보며 순서를 궁리하는 데 씁니다. 답을 찾은 뒤 실행하는 건 오히려 간단합니다.
성격이 갈리는 세 사람
로스트 바이킹(The Lost Vikings)은 정체 모를 존재에게 납치당한 바이킹 세 명이 낯선 세계를 헤매며 집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이야기입니다. 세 명은 각각 방패를 든 자, 검을 든 자, 활을 든 자로 역할이 나뉩니다. 방패를 든 쪽은 앞에서 공격을 막아 주고 방패를 활용해 특별한 이동을 할 수 있으며, 검을 든 쪽은 근접전을 맡으면서 벽을 타고 오를 수 있고, 활을 든 쪽은 멀리서 쏘는 대신 몸싸움에 약합니다.
이 배치가 퍼즐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높은 곳의 스위치는 활로 쏘아 누르고, 떨어지는 함정 아래는 방패로 버티며 지나가고, 올라갈 수 없는 벽은 검으로 타고 넘습니다. 한 명이 먼저 앞서 가서 길을 열고 나머지를 불러들이는 식의 진행이 기본입니다.
캐릭터 전환은 버튼 하나로 즉시 이뤄집니다. 조종하지 않는 두 명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므로, 위험한 자리에 세워 둔 채 다른 캐릭터를 만지다 사고가 나는 일이 흔합니다. 손을 떼기 전에 나머지 둘을 안전한 곳에 옮겨 놓는 습관이 이 게임의 첫 번째 요령입니다.
막히는 지점과 푸는 요령
처음 하는 분이 가장 자주 막히는 이유는 셋을 뭉쳐서 데리고 다니려 하기 때문입니다. 세 명을 나란히 붙여 조금씩 전진시키면 대부분의 구간에서 막힙니다. 이 게임의 정답은 오히려 흩어 놓는 쪽입니다. 한 명을 저 끝까지 보내 장치를 작동시키고, 그 사이 다른 한 명이 열린 문으로 지나가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길이 풀립니다.
또 하나 자주 놓치는 것이 소지품입니다. 캐릭터마다 물건을 들고 다닐 수 있고, 서로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가 도저히 지나갈 수 없어 보이는 구간은, 사실 다른 캐릭터가 챙겨 둔 물건을 건네받으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이 안 보이면 화면을 다시 훑으며 집을 수 있는 게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체력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이 게임은 목숨 하나로 버티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 체력이 깎이는 방식이라, 함부로 적에게 부딪히며 밀고 나가면 후반부에 회복할 방법이 없어 곤란해집니다. 특히 활잡이는 맷집이 약하므로 앞세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답을 몰라 헤맬 때는 이미 지나온 길이라도 되돌아가 보는 게 낫습니다.
블리자드의 출발점에 있던 게임
이 작품은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훨씬 유명해진 회사가 초창기에 만든 게임입니다. 대작 전략 게임과 온라인 게임으로 이름을 알리기 한참 전, 작은 개발사 시절에 내놓은 대표작이 바로 이 로스트 바이킹입니다. 그 시절부터 이미 캐릭터마다 개성을 뚜렷이 나눠 놓고 그 조합으로 재미를 만드는 감각이 드러납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대사도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세 바이킹이 상황마다 투덜대고 서로 놀리는 짧은 대화가 들어가 있어, 딱딱해질 수 있는 퍼즐 게임에 숨통을 틔워 줍니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그 말투가 게임 전체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원작은 여러 기종으로 퍼졌고, 나중에 휴대용 기기로도 옮겨졌습니다. 휴대용판은 화면이 작아진 만큼 한눈에 보이는 범위가 줄어 원작보다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퍼즐 구성 자체는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짧게 한 판씩 붙잡고 고민하기에는 오히려 휴대용 쪽이 어울리는 면도 있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액션 게임이지만 빠른 손놀림을 요구하지 않으니, 반사신경에 자신이 없어도 끝까지 해 볼 만합니다. 대신 한 스테이지를 붙잡고 몇십 분씩 궁리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 막힌 상태를 답답해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분이라면 잘 맞습니다.
둘이서 화면을 같이 보며 풀어도 재미있습니다. 한 사람이 못 본 길을 옆 사람이 찾아내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답을 찾았을 때의 시원함도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이지만 퍼즐의 뼈대가 탄탄해서 지금 처음 접해도 충분히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