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큰 3
록큰 3 (Rock N 3 Japan) · 1999 · Jaleco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1999년의 오락실은 리듬 게임이 판을 뒤집던 시기였습니다. 음악에 맞춰 무언가를 두드리거나 밟는 기계 앞에 줄이 서고, 구경꾼이 뒤에 몰리는 풍경이 그때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잘레코도 이 흐름에 뛰어들어 록큰 시리즈를 냈고, 그 세 번째 작품이 록큰 3입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게임 자체보다 나중에 벌어진 일 때문에 더 기억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코나미가 자사 리듬 게임과 지나치게 닮았다며 소송을 걸었고, 잘레코가 지면서 기판이 시장에서 회수됐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이 시리즈를 실물로 만나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록큰 3(Rock'n 3)은 화면에 흘러가는 표시에 맞춰 정해진 타이밍에 입력을 넣는 리듬 게임입니다. 곡이 하나 끝날 때까지 판정이 쌓이고, 정확도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판이 끝납니다. 조작 자체는 방향과 버튼 몇 개로 끝나므로 설명이 필요 없고, 대신 화면을 보는 눈과 손이 얼마나 붙어 있느냐가 그대로 점수가 됩니다.
한 판의 흐름
리듬 게임의 한 판은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곡을 고르고, 난이도를 고르고, 곡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손을 멈추지 않습니다. 잘 맞으면 게이지가 오르고 놓치면 내려가며, 게이지가 바닥나면 곡이 끝나기 전에 판이 종료됩니다. 그래서 어려운 곡을 골랐다가 초반에 무너지면 동전 하나가 삼십 초 만에 사라지는 일도 생깁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화면의 표시를 보고 나서 손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이미 늦습니다. 표시가 판정선에 닿기 조금 전에 손이 출발해야 정확히 맞고, 이 감각은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몇 판 반복해서 몸에 붙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듬 게임은 처음 두세 판이 가장 답답하고, 그 고비를 넘기면 갑자기 재미있어집니다.
어디서 난이도가 튀는가
리듬 게임의 난이도는 음표 개수보다 배치에서 결정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히 나오는 구간은 개수가 많아도 오히려 편합니다. 손이 한 번 박자를 잡으면 그대로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정말 어려운 곳은 박자가 어긋나게 끼어드는 구간, 그리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쉬는 동안 몸의 박자가 풀려서 재진입에서 무너집니다.
요령은 어긋나는 구간을 개별 음표로 세지 말고 덩어리로 외우는 것입니다. 여러 번 틀리는 자리는 대개 그 곡에서 손 모양이 바뀌는 자리이므로, 그 몇 마디만 따로 떼어 반복하면 곡 전체가 갑자기 쉬워집니다. 또 하나, 한 번 틀렸다고 그 자리에서 흔들리면 뒤로 연쇄적으로 무너집니다. 놓친 음표는 이미 지나갔으니 잊고 다음 박자로 넘어가는 것이 점수를 지키는 길입니다.
잘레코라는 회사
잘레코는 1980년대부터 오락실에 꾸준히 기판을 대던 회사입니다. 야구 게임과 액션물로 이름을 알렸고, 화려하게 앞서 나가기보다는 그때그때 유행하는 장르에 자기 색을 얹어 내놓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록큰 시리즈도 그런 성격의 결과물로, 1999년 한 해에만 여러 편이 연이어 나왔을 정도로 짧은 주기로 물량을 밀어붙였습니다.
다만 그 속도가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앞서 말한 소송 결과로 시리즈 전체가 시장에서 물러났고, 이후 잘레코는 오락실 사업에서 힘을 잃어 갔습니다. 리듬 게임이 폭발적으로 커지던 시기에 여러 회사가 비슷한 시도를 했다가 밀려난 사례가 적지 않은데, 록큰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결말이 뚜렷하게 남은 쪽입니다.
지금 해 보면
국내 오락실에서 이 시리즈를 봤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리듬 게임들이 워낙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물량 자체도 오래 유지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록큰 3은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에게도 대체로 처음 보는 화면입니다.
오히려 그 점이 지금 해 볼 이유가 됩니다. 리듬 게임이 막 형태를 잡아 가던 시기에, 큰 회사가 아닌 곳에서 같은 장르를 어떻게 풀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조작이 단순하니 한두 곡만 돌려 봐도 이 게임이 무엇을 노렸는지는 금방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