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오브 더 닌자
섀도우 오브 더 닌자 (Shadow of the Ninja USA) · 1990 · Nats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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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가이덴 옆자리의 명작
패미컴 후기의 닌자 액션이라고 하면 대개 닌자 가이덴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 옆에 조용히 놓여 있던 이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대개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무너진 고층 빌딩 사이로 눈이 내리고, 잔해가 널린 거리에 검은 옷의 닌자가 서 있는 첫 화면부터 공기가 다릅니다. 배경 그림의 밀도와 음악의 완성도가 당시 패미컴 액션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조작이 정직합니다. 벽에 매달리고 천장에 붙고 위아래로 칼을 휘두르는 동작이 전부 눌린 대로 나옵니다. 어려운 구간에서 죽어도 화가 나기보다 다시 해 보고 싶어지는 종류의 난도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섀도우 오브 더 닌자(Shadow of the Ninja)는 옆으로 진행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하야테와 카에데라는 두 닌자 중 하나를 골라, 폐허가 된 미래 도시를 돌파하며 최종 목표에 다가갑니다. 두 사람의 성능은 사실상 같아서 취향으로 고르면 되고, 두 명이 동시에 붙어서 함께 진행하는 협력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기본 무기는 짧은 검입니다. 방향키를 위나 아래로 기울인 채 공격하면 위쪽과 아래쪽을 벨 수 있어서, 사다리 위의 적이나 발밑에서 기어 오는 적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테이지에서 주운 보조 무기가 더해집니다. 던지는 수리검, 사슬 낫 형태의 무기, 폭탄 계열이 대표적인데 각각 사거리와 발사 속도가 달라서 구간에 따라 쓸모가 갈립니다.
무기 고르는 재미
이 게임에서 무기 선택은 단순한 강화가 아니라 전술의 문제입니다. 사슬 낫은 사거리가 길고 여러 방향을 훑기 때문에 좁은 통로에서 강력하지만, 빠르게 달려드는 적에게는 반응이 느립니다. 반대로 수리검은 화면 끝까지 곧게 날아가 원거리 견제에 좋지만 한 발의 위력이 약합니다.
보조 무기에는 사용 횟수 개념이 붙어 있어서, 아껴 쓰다가 보스 앞에서 몰아 쓰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잡졸은 기본 검으로 처리하고 보스전에만 강한 무기를 남겨 두는 것이 정석입니다. 잔뜩 쌓아 둔 무기를 도중에 잃어버리는 것도 흔한 일이니, 위험한 구간 직전에는 무리한 아이템 회수를 삼가는 편이 낫습니다.
벽 매달리기가 핵심입니다
이 게임의 정체성은 벽과 천장에 붙는 동작에 있습니다. 벽에 붙으면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고, 붙은 채로 공격도 됩니다. 천장의 파이프에 매달려 이동하는 구간도 자주 나오는데, 매달린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지상 공격을 흘려보낼 수 있어 회피 수단으로도 유용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곳은 낙하 구간입니다. 아래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뛰어내렸다가 적의 탄에 맞고 그대로 구덩이로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럴 때는 무작정 뛰지 말고 가장자리에 서서 화면을 아래로 조금 밀어 확인하거나, 벽에 붙어 천천히 내려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적의 배치가 악랄해집니다. 특히 좁은 발판 위에서 양쪽으로 적이 나오는 구간은 서두르면 반드시 당합니다. 한 번에 한 방향씩 정리하고 발판 중앙을 확보한 뒤 다음으로 넘어가는 습관을 들이면 후반 스테이지도 넘길 만해집니다.
나츠메가 만든 액션
이 작품을 만든 나츠메는 크지 않은 회사였지만, 패미컴 말기에 액션 게임의 손맛으로 이름을 남긴 곳입니다. 캐릭터가 멈추고 서는 관성, 공격 판정이 나가는 시점, 피격 후 무적 시간까지 세심하게 조율되어 있어서, 익숙해질수록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음악도 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습니다. 패미컴의 좁은 음원으로 묵직한 베이스 라인을 깔고 그 위에 서늘한 멜로디를 얹는 방식인데, 스테이지 배경의 폐허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국내에서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 해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래 회자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