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보이 마스터시스템판
원더 보이 (Wonder Boy USA Europe) · 1987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멈추면 죽는 게임
원더 보이에는 다른 플랫폼 게임에 없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체력이 계속 줄어듭니다. 화면 위 활력 게이지가 시간에 따라 저절로 내려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형을 살피며 천천히 가는 전략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를 계속 앞으로 밀어냅니다.
그래서 길에 놓인 과일이 단순한 점수 아이템이 아닙니다. 바나나와 사과를 주워 게이지를 채우면서 달려야 합니다. 뛰다가 과일 하나를 놓치면 그다음 구간에서 체력이 바닥나 죽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 때문에, 진행 경로를 짤 때 과일 위치가 지형만큼 중요해집니다.
톰톰의 모험
원더 보이(Wonder Boy)는 세가가 유통한 플랫폼 액션으로,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톰톰이 납치된 여자친구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스터시스템판은 같은 이름의 오락실판을 8비트 가정용기로 옮긴 것으로, 스테이지 구성이 거의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톰톰은 돌도끼를 던져 싸웁니다. 도끼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서, 바로 앞의 적보다 조금 떨어진 적을 맞히기 좋습니다. 아이템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얻으면 자동으로 앞으로 달리는데, 속도가 붙는 대신 멈출 수가 없어서 오히려 어려워지는 구간도 있습니다. 보드는 한 대 맞으면 사라지고, 그 한 대는 목숨 대신 보드가 받아 줍니다.
스테이지의 얼굴들
무대는 숲, 바다, 동굴, 설원으로 계속 바뀝니다. 각 지역은 네 개의 라운드로 구성되고 마지막 라운드 끝에는 가면을 쓴 보스가 기다립니다. 보스는 종류가 몇 안 되지만 뒤로 갈수록 던지는 무기가 늘어나서, 같은 얼굴을 상대해도 요구되는 정확도가 달라집니다.
적은 달팽이, 개구리, 벌, 뱀처럼 단순한 것들이지만 배치가 얄궂습니다. 점프 착지 지점에 정확히 놓여 있거나, 두 마리가 앞뒤로 붙어 있어서 하나를 처리하는 동안 다른 하나에 닿게 만듭니다. 이 게임에서 죽는 대부분의 순간은 적이 강해서가 아니라 배치에 걸려서입니다.
숨겨진 것들
특정 자리에서 도끼를 던지거나 밟으면 알이 나타납니다. 알에는 요정이 들어 있어 무적 시간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저주 인형이 들어 있어 체력 감소가 빨라지기도 합니다. 겉모습으로는 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위치를 외우기 전까지는 알을 깨는 것 자체가 도박입니다.
숨겨진 알의 위치를 하나씩 외워 가는 과정이 이 게임을 오래 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좋은 알만 골라 챙기면 후반 스테이지의 체력 압박이 크게 줄어들어서,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진행 거리가 눈에 띄게 벌어집니다.
시리즈로 이어진 뿌리
원더 보이는 이후 원더 보이 인 몬스터랜드, 몬스터 월드로 이어지며 액션 RPG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시리즈들의 출발점이 바로 이 단순한 달리기 게임입니다. 무기도 하나, 조작도 점프와 던지기뿐인데, 체력 게이지라는 장치 하나로 긴장을 유지하는 설계가 지금 봐도 잘 짜여 있습니다.
처음 잡는다면 욕심을 줄이고 과일 줍는 경로만 지켜 달리는 연습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점수를 노려 위험한 자리로 올라가는 것은 스테이지 지형을 외운 뒤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