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스 위너 2
스테이크스 위너 2 (Stakes Winner 2) · 1996 · Sa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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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게임이라고 하면 대개 배당률을 보고 돈을 거는 화면을 떠올립니다. 스테이크스 위너 2는 그런 게임이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기수가 되어 말 위에 앉고, 레버로 진로를 잡고 버튼으로 고삐를 당기고 채찍을 휘두릅니다. 도박이 아니라 액션 게임이고, 그것도 손이 꽤 바쁜 축에 속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스테이크스 위너 2(Stakes Winner 2)는 네오지오로 나온 아케이드 경마 액션입니다. 여덟 마리가 함께 달리는 레이스에 참가해 순위 안에 들어야 다음 경기로 넘어가고, 못 들면 그대로 끝입니다. 조작은 레버와 버튼 두 개인데, 한쪽은 작은 가속을 주는 고삐, 다른 한쪽은 크게 튀어 나가는 채찍입니다.
스태미나 게이지가 전부입니다
이 게임의 규칙은 결국 체력 배분 하나로 요약됩니다. 고삐는 스태미나를 조금 쓰면서 속도를 조금 올리고, 채찍은 훨씬 크게 가속하는 대신 스태미나를 뭉텅이로 깎습니다. 게이지가 바닥나면 말이 눈에 띄게 처져서, 앞서 달리던 말이 마지막 직선에서 줄줄이 추월당하는 광경이 그대로 나옵니다.
그래서 초보와 숙련자의 주행이 완전히 다릅니다. 처음 잡는 사람은 출발하자마자 채찍을 갈겨 선두로 치고 나갑니다. 기분은 좋은데 3코너쯤에서 힘이 빠져 뒤로 밀립니다. 익숙해지면 중간 그룹에 붙어 고삐만 간간이 쓰면서 체력을 아끼다가, 마지막 직선에 들어서는 순간 남겨 둔 스태미나를 채찍으로 한 번에 쏟아붓습니다. 실제 경마의 각질 개념이 조작으로 옮겨져 있는 셈입니다.
남은 거리와 게이지를 동시에 보는 눈이 생기면 이 게임은 갑자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그 감각이 없으면 매번 마지막 100미터에서 무너집니다.
몸싸움이 있는 경마
순위 다툼이 순수한 속도 경쟁만은 아닙니다. 레버를 같은 방향으로 두 번 빠르게 밀면 앞에 있는 말을 밀어내며 파고들 수 있고, 반대로 밀리면 속도가 죽습니다. 코너에서 안쪽 자리를 잡으려는 다툼이 실제 몸싸움으로 벌어지는 것이 이 시리즈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코스 위에는 아이템이 떨어져 있어서 달리면서 주울 수도 있습니다. 경마의 사실성보다 아케이드다운 재미 쪽으로 기울어진 설계인데, 덕분에 경마 규칙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무엇을 하면 되는지 금방 알게 됩니다. 앞으로 나가고, 부딪치고, 아이템을 먹고, 마지막에 몰아치면 됩니다.
막히는 지점은 대개 인코스 진입입니다. 바깥으로 크게 도는 주행은 안전하지만 거리 손해가 누적되어 후반에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밀어내기를 쓸 줄 알게 되면 그때부터 순위가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레이스 사이의 육성 요소
전작에서 이어진 구조 위에 2편은 경기 사이의 요소를 늘렸습니다. 레이스와 레이스 사이에 훈련 미니게임이 들어가 있어서, 여기서 좋은 결과를 내면 말의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상금으로는 마구간 상점에서 물건을 사서 다음 경기에 쓸 수 있습니다.
고를 수 있는 말도 열두 마리로 늘었고, 저마다 능력치가 달라 성격이 갈립니다. 초반 속도가 좋은 말, 스태미나가 길어 후반에 강한 말처럼 뚜렷한 차이가 있어서, 자기 주행 습관에 맞는 말을 고르는 것이 첫 관문입니다. 채찍을 자주 쓰는 성격이라면 스태미나가 넉넉한 쪽이 편하고, 참을성이 있다면 순간 속도가 높은 말로 마지막에 뒤집는 그림이 나옵니다.
이 육성 부분 덕분에 한 판이 단순한 레이스 반복에서 벗어납니다. 계속 넣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키운 말을 여기서 버리기 아깝다는 마음이 동전을 부릅니다.
네오지오 시절의 특이한 자리
네오지오 기판은 대전 격투와 슈팅으로 기억되는 플랫폼입니다. 그 목록 한가운데에 경마 액션이 들어와 있는 것 자체가 눈에 띕니다. 만든 사우루스는 네오지오에서 여러 편의 게임을 낸 개발사고, 스테이크스 위너 시리즈는 그중 가장 독특한 축에 속합니다.
국내 오락실에서 이 게임은 흔한 기계는 아니었습니다. 대전 격투가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하던 1996년이었고, 경마라는 소재도 오락실 손님에게 익숙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앉아 본 사람은 이게 도박 게임이 아니라 손이 바쁜 액션이라는 걸 곧바로 알아챘습니다.
지금 해 봐도 이 게임의 손맛은 여전히 특이합니다. 레이싱 게임처럼 조작하지만 다루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지치는 생물이라는 점이, 다른 어떤 장르와도 겹치지 않는 감각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