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웜 짐 메가드라이브판
어스웜 짐 (Earthworm Jim Europe) · 1994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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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가 우주복을 주웠습니다
주인공 설정부터가 엉뚱합니다. 평범한 지렁이 짐 위로 하늘에서 초강력 우주복이 떨어지고, 그걸 뒤집어쓴 순간 지렁이는 총을 쏘고 뛰어다니는 영웅이 됩니다. 헬멧 밖으로 삐져나온 가늘고 긴 지렁이 몸통이 그대로 채찍이자 밧줄로 쓰인다는 발상도 이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어스웜 짐(Earthworm Jim)은 그 지렁이가 되어 우주와 지하와 이상한 공간을 돌아다니는 플랫폼 액션 게임입니다. 만화적으로 과장된 캐릭터 동작과, 상식을 비트는 스테이지 구성으로 이름을 얻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에서 나온 액션 게임 중 그림의 완성도로는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총과 몸통, 그리고 활공
조작은 단순합니다. 총으로 쏘고, 몸통을 휘둘러 때리고, 점프합니다. 여기에 몸통을 고리에 걸어 매달려 건너가는 동작과, 몸통을 헬리콥터처럼 돌려 천천히 내려오는 동작이 더해집니다. 이 두 가지가 스테이지 설계의 핵심이라, 발판이 없는 구간은 대부분 매달리거나 활공해서 넘습니다.
총알에는 개수가 있어서 무한정 쏘지는 못합니다. 잡졸은 몸통으로 후려치고 총알은 까다로운 적에게 아껴 쓰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편합니다.
기억에 남는 스테이지들
이 게임에는 유난히 얘깃거리가 많은 스테이지가 있습니다. 짐이 로켓을 타고 앤디 애스터로이드와 경주하는 구간, 소를 발사하는 오프닝, 그리고 무엇보다 밧줄에 매달려 아래로 내려가는 구간이 유명합니다. 그 구간은 조작이 워낙 까다로워서 화가 나서 컨트롤러를 놓았다는 사람이 지금도 나옵니다.
보스도 하나같이 괴상합니다. 거대한 물고기, 까마귀, 그리고 시리즈의 얼굴 격인 악당 사이코 크로우까지, 생김새와 공격 방식이 전부 만화적으로 과장되어 있어서 새 보스가 나올 때마다 무엇이 나올지 기대하게 됩니다.
화면 밖까지 넘친 인기
이 게임은 발매 당시 그림과 유머로 큰 호평을 받았고, 후속작과 애니메이션까지 나올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림을 담당한 사람의 개성이 워낙 강해서, 캐릭터 하나만 봐도 이 시리즈라는 걸 알아볼 수 있습니다.
난이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즉사 구간이 있고 보스 체력이 두툼해서 한 번에 끝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죽어도 웃기고 화면이 계속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다시 잡게 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