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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볼 2000 게임기어판

페이스볼 2000 (Faceball 2000 Japan) · 1993 · Riverhill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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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이 쫓아옵니다

미로를 1인칭 시점으로 돌아다니는데, 모퉁이를 돌면 둥둥 떠 있는 웃는 얼굴이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총을 쏩니다. 이 기묘한 조합이 페이스볼 2000의 첫인상입니다. 3D 시점으로 미로를 도는 게임이 아직 흔치 않던 시절, 그것도 휴대용 기기에서 이런 화면이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페이스볼 2000(Faceball 2000)은 1인칭 시점으로 미로를 이동하며 적을 격파하는 슈팅 게임입니다. 통로를 따라 전진하고 좌우로 회전하며, 마주친 얼굴 모양 적을 쏘아 제거하고 출구를 찾아 다음 층으로 내려갑니다.

페이스볼 2000 게임기어판 슈팅 게임 화면 1 - 게임기어 (1993)

길을 외우는 게임

미로가 단순한 통로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벽이 다 비슷하게 생겨서 방향 감각을 잃기 쉽습니다. 어디로 왔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같은 자리를 계속 돕니다. 갈림길에서 한쪽 벽을 계속 따라가는 식으로 자기 나름의 규칙을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적은 가만히 있지 않고 이쪽을 향해 접근하며 쏩니다. 좁은 통로에서 정면으로 마주치면 서로 맞고 맞는 상황이 되므로, 모퉁이를 이용해 몸을 숨겼다 나가며 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오면 뒤로 물러나 통로 폭이 좁은 곳으로 유인해 한 마리씩 상대하는 편이 낫습니다.

페이스볼 2000 게임기어판 슈팅 게임 화면 2 - 게임기어 (1993)

시대를 앞선 화면

이 게임의 가치는 기술적인 도전에 있습니다. 성능이 넉넉하지 않은 휴대용 기기에서 1인칭으로 움직이는 3D 공간을 구현했고, 그 안에서 적과 총격전까지 벌어집니다. 프레임이 여유롭지는 않지만, 벽이 다가오고 시야가 회전하는 감각은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적 디자인을 단순한 구체와 얼굴로 잡은 것도 이 사양에서는 영리한 선택이었습니다. 복잡한 형태 대신 눈에 확 들어오는 표정을 씌워 놓으니, 작은 화면에서도 적이 어디 있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해 보면

요즘 기준의 3D 게임을 생각하면 조작이 뻣뻣하게 느껴집니다. 제자리에서 도는 회전과 직선 이동이 나뉘어 있어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원하는 방향을 보는 것부터 답답합니다. 그래도 몇 층 내려가다 보면 나름의 리듬이 잡힙니다.

같은 시기의 다른 휴대용 게임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확실히 이질적입니다. 다들 옆으로 스크롤되는 화면을 만들고 있을 때 혼자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던, 그런 종류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