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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볼 2000

페이스볼 2000 (Faceball 2000 USA) · 1991 · Bullet-Proof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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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이에서 1인칭으로 총을 쏩니다

흑백 액정에서 1인칭 시점이 돌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미로의 벽이 시점에 따라 기울어지고, 통로 끝에서 무언가가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프레임은 뚝뚝 끊기지만 방향 감각은 분명하게 전달되고, 모퉁이 뒤에서 적이 튀어나올 때의 긴장감도 제대로 살아 있습니다.

페이스볼 2000(Faceball 2000)은 미로 안을 1인칭 시점으로 돌아다니며 적을 쏘고 출구를 찾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도 적도 사람 모양이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동그란 얼굴이라는 점이 이 게임을 단번에 기억하게 만듭니다.

페이스볼 2000 슈팅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1991)

웃는 얼굴이 적입니다

적으로 나오는 건 어디선가 본 듯한 노란 웃는 얼굴 모양의 구체입니다. 무섭게 생기지 않았는데 사방에서 다가와 총을 쏘기 때문에, 귀여운 겉모습과 상황의 긴박함이 어긋나는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적마다 움직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곧장 달려드는 놈이 있고, 멀리서 쏘기만 하는 놈이 있고, 벽 뒤를 돌아 옆구리를 노리는 놈도 있습니다. 통로에서 정면으로 마주치는 상황을 피하고, 모퉁이를 이용해 하나씩 상대하는 것이 기본 요령입니다.

페이스볼 2000 슈팅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1991)

미로를 읽는 법

이 게임의 진짜 어려움은 사격이 아니라 길찾기입니다. 벽이 다 비슷하게 생겨서 조금만 헤매면 방금 지나온 곳을 또 돌게 됩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간이 지도를 자주 확인하고,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이미 봤는지 스스로 기억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층이 올라갈수록 미로가 복잡해지고 적의 수도 늘어납니다. 무작정 돌아다니면 체력이 먼저 바닥나므로, 한쪽 벽을 따라가는 식으로 규칙을 정해 탐색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통신 케이블이 만든 사건

이 게임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큰 이유는 통신 대전입니다. 케이블로 기기를 연결해 여러 사람이 같은 미로 안에서 서로를 쫓는 대전을 지원했고, 당시 휴대용 기기에서 이런 형태의 대전을 성립시킨 사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 이 게임의 뿌리는 컴퓨터에서 여러 대를 케이블로 이어 놓고 즐기던 미로 대전 게임입니다. 그 발상을 주머니에 들어가는 기기로 옮겨 놓았다는 점에서, 훗날 1인칭 슈팅이라는 장르가 자리 잡기 훨씬 전에 만들어진 선구적인 시도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