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장이 까치
개구장이 까치 (Gaegujangi Ggachi Korea Unl) · 1991 · Zem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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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까치가 게임 화면에 나왔다
까치는 이현세 만화의 주인공입니다. 야구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부터 시작해 여러 작품에 등장하며, 한 세대의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얼굴이었습니다. 그 까치가 게임 화면 안에서 뛰어다닙니다.
지금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드는 게 흔한 일이지만, 이 시절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국산 게임 자체가 드물었고, 그중에서도 국내 만화 캐릭터를 정식으로 가져다 쓴 물건은 손에 꼽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개구장이 까치(Gaegujangi Ggachi)는 마스터시스템으로 나온 옆으로 흐르는 점프 액션 게임입니다. 까치를 조종해 발판을 뛰어넘고 적을 피하거나 물리치며 스테이지 끝까지 나아갑니다.
조작은 이 장르의 기본을 따릅니다. 방향키로 좌우로 달리고, 버튼으로 점프합니다. 함정과 적이 배치된 길을 지나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캐릭터의 인상은 원작을 아는 사람이면 바로 알아봅니다. 도트로 줄여 놓은 크기인데도 까치 특유의 생김새가 남아 있습니다.
국산 콘솔 게임이라는 배경
90년대 초 한국에서 마스터시스템은 삼성이 들여와 '겜보이'라는 이름으로 팔던 기계였습니다. 이 기계를 위해 국내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몇 편 있었고, 이 작품도 그중 하나입니다.
당시 국내 개발 환경은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개발 자료도, 인력도, 시간도 부족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평가할 때는 같은 시기 일본 게임과 나란히 놓기보다,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국내 만화 캐릭터를 쓴 게임이라는 점은 지금 보면 더 값이 나갑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게임과 만나던 아주 이른 시기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해 보면
점프 액션의 뼈대는 갖추고 있습니다. 발판을 밟고 건너뛰고, 적을 피해 지나가는 흐름이 성립합니다.
다만 조작 감각이 뻑뻑한 편입니다. 점프의 궤적이 짧고 관성이 강해서, 발판 끝에서 뛰는 타이밍을 몸에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처음 몇 번은 아무것도 아닌 구멍에 계속 빠지게 됩니다.
익숙해지면 진행 속도가 붙습니다. 어차피 길은 정해져 있으니, 어디서 뛰고 어디서 멈출지를 외우는 쪽으로 가면 됩니다. 이 시절 액션 게임을 하던 방식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