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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이 동키콩 94

동키콩 (Donkey Kong 2001 Japan) · 2001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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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스테이지짜리 원작이 백 개로

처음 이 게임을 켜면 익숙한 화면이 나옵니다. 1981년 오락실 동키콩의 그 공사장, 그 사다리, 그 굴러오는 통입니다. 네 판을 순서대로 깨고 나면 원작대로 동키콩이 쓰러지고, 마리오가 연인을 되찾습니다. 여기까지가 흔히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게임이 끝나지 않습니다. 쓰러진 동키콩이 다시 일어나 연인을 안고 도망치고, 그때부터 진짜 본편이 시작됩니다. 원작 네 판을 서장으로 써 버리고 그 뒤에 백 개가 넘는 새 스테이지를 붙인 이 구성은, 지금 봐도 대담한 설계입니다.

게임보이 동키콩 94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2001)

어떤 게임인가

게임보이 동키콩 94(Donkey Kong)는 오락실 동키콩을 뼈대로 삼되 완전히 새로운 퍼즐 점프 액션으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각 스테이지는 하나의 방으로 되어 있고, 어딘가에 열쇠와 문이 있습니다. 열쇠를 들고 문까지 가면 그 방이 끝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열쇠를 든 마리오는 점프가 제한되고, 열쇠를 오래 들고 있으면 원래 자리로 돌아가 버립니다. 그래서 열쇠를 어디에 놓고, 어떤 순서로 지형을 정리한 다음 다시 집을지를 계산해야 합니다. 액션보다 퍼즐에 가깝습니다.

게임보이 동키콩 94 플랫폼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컬러 (2001)

마리오가 이렇게 잘 움직였나

이 게임의 마리오는 다른 어떤 작품보다 몸놀림이 다양합니다. 물구나무를 서고, 그 상태로 걷고, 삼단 점프를 하고, 뒤로 공중제비를 돌고, 밧줄을 타고 오르고, 손잡이에 매달려 회전합니다.

이 동작들이 장식이 아니라 전부 퍼즐의 해법입니다. 어떤 방은 높은 곳에 오르는 유일한 방법이 뒤로 도는 점프이고, 어떤 방은 물구나무 상태로 떨어지는 물체를 받아 던져야 합니다. 새 동작을 하나 익힐 때마다 그동안 못 풀던 방의 답이 보이는 구조라, 배우는 재미가 끊이지 않습니다.

방을 푸는 순서

막히는 방을 만나면 대개 이유가 같습니다. 열쇠를 너무 일찍 집은 것입니다. 열쇠를 든 상태로는 못 하는 동작이 많으니, 먼저 맨몸으로 길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열쇠를 회수하는 것이 기본 순서입니다.

이동식 발판이나 사다리를 스위치로 조작하는 방에서는,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지형 전체가 바뀝니다. 누르기 전에 바뀐 뒤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고, 그 상태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정해 두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시간 제한이 있긴 하지만 넉넉한 편이라, 급하게 움직이기보다 화면 전체를 한 번 훑어보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지금 해 보면

한 방이 짧게 끝나고 저장이 되기 때문에, 하루에 몇 방씩 나눠 풀기에 좋습니다. 백 개가 넘는 분량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이 구조 덕분입니다.

어렵다고 느껴지는 방은 대개 발상 하나만 바꾸면 풀립니다. 답을 알고 나면 허탈할 만큼 간단한 경우가 많아, 퍼즐 게임 특유의 만족감이 큽니다. 조작할 동작이 많은 편이지만 하나씩 순서대로 알려 주므로, 처음 잡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