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마이크로 머신즈 96

마이크로 머신즈 96 (Micro Machines Turbo Tournament 96 Europe J Cart) · 1995 · Codemasters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시리즈가 도달한 자리

마이크로 머신즈 96은 이 시리즈가 메가드라이브에서 마지막으로 도달한 형태입니다. 앞선 작품들이 쌓아 올린 것을 정리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새로 넣을 수 있는 것을 넣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코스 편집기입니다. 이제 정해진 코스를 도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가 코스를 직접 그려서 친구와 겨룰 수 있습니다. 커브를 얼마나 급하게 넣을지, 함정을 어디에 둘지 정하는 과정이 그 자체로 놀이가 됩니다.

마이크로 머신즈 96 레이싱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5)

어떤 게임인가

마이크로 머신즈 96(Micro Machines: Turbo Tournament '96)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작은 자동차를 몰아 겨루는 레이싱 게임입니다. 코스는 식탁, 당구대, 정원, 공사장처럼 집 안팎의 실제 공간이고, 그 위를 손바닥만 한 차가 달립니다.

승부는 상대를 화면 밖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납니다. 화면은 하나뿐이고 모든 차가 그 안에 있어야 하니, 앞선 차가 충분히 벌리면 뒤처진 차는 화면에서 사라지고 그 판을 잃습니다. 순위 계산이 아니라 눈앞에서 벌어지는 거리 싸움이라 긴장감이 계속 유지됩니다.

마이크로 머신즈 96 레이싱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5)

코스 편집기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코스를 직접 만드는 기능입니다. 조각을 이어 붙여 길을 그리고, 장애물을 배치하고, 시작 지점을 정합니다. 만든 코스는 저장해서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들어 보면 이 게임의 코스 설계가 얼마나 잘 짜여 있는지 알게 됩니다. 너무 넓게 만들면 심심하고, 너무 좁게 만들면 아무도 완주하지 못합니다. 기존 코스들이 그 사이의 좁은 지점을 정확히 잡고 있다는 사실이 직접 만들어 보면 체감됩니다.

조작을 익히는 법

이 게임의 차는 미끄러집니다. 특히 물이나 기름이 있는 노면에서는 방향을 꺾은 방향으로 바로 가지 않고 관성으로 밀려 나갑니다.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계속 코스 밖으로 떨어집니다.

요령은 코너 진입 전에 액셀을 잠깐 놓는 것입니다. 속도를 조금만 죽여도 차가 훨씬 잘 물립니다. 그리고 방향키를 계속 누르고 있기보다 짧게 끊어 누르면서 각도를 맞추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탈것마다 성격이 달라서 매번 적응이 필요합니다. 탱크는 부딪쳐도 밀리지 않아 몸싸움에 유리하고, 포뮬러 카는 빠른 대신 조금만 잘못 꺾어도 코스를 벗어납니다. 코스와 탈것의 조합을 몇 번 겪어 보면서 감을 잡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럿이 붙을 때

이 카트리지에는 조종기 단자가 두 개 더 달려 있습니다. 본체의 단자 두 개에 카트리지의 두 개를 더해 네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임기에 별도 장비를 달지 않고도 네 명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은 당시로서 대단한 편의였습니다.

넷이서 하면 게임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혼자 할 때는 코스를 정확히 도는 것이 전부지만, 넷이 붙으면 서로 밀치고 막고 방해하는 몸싸움이 됩니다. 한 명이 앞서 나가면 나머지 셋이 화면 끝에서 아우성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시리즈 안에서

마이크로 머신즈는 1편이 이미 완성된 형태로 나왔고, 2편에서 폭을 크게 넓혔습니다. 이 96년판은 그 흐름의 마지막 정리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코스와 탈것이 더해졌고, 편집기가 다듬어졌으며, 주행 감각도 손질되었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레이싱 게임들이 3차원 표현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적인 방향을 좇던 것과 달리, 이 시리즈는 끝까지 위에서 내려다보는 화면과 장난감 자동차라는 발상을 지켰습니다. 그 선택 덕분에 지금 봐도 낡았다는 느낌보다 여전히 유쾌하다는 인상이 먼저 옵니다.

한 판이 짧아서 부담이 없고, 지고 나면 곧바로 다시 하고 싶어집니다. 짧은 시간에 여러 판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오래가는 힘입니다.

코스마다 배경 소품을 알아보는 재미도 여전합니다. 시리얼 그릇과 연필, 당구공 사이를 지나며 이게 무슨 물건 위인지 알아채는 순간이 계속 나옵니다. 레이싱 게임이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 몇 안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