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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머신 GBA판

마이크로 머신 (Micro Machines E Patience) · 2002 · Codem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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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경기장이 아니라 남의 집 식탁 위입니다

레이싱 게임인데 서킷이 없습니다. 대신 아침 식사가 차려진 식탁 위를 달립니다. 시리얼 그릇을 돌아 나가고, 흘린 우유 웅덩이에서 미끄러지고, 포크와 나이프를 넘어야 합니다. 다음 코스는 당구대 위이고, 그다음은 욕조 가장자리, 그다음은 공사장 모래판입니다.

이 발상 하나로 이 시리즈는 다른 레이싱 게임과 완전히 다른 물건이 되었습니다. 차가 손바닥만 한 장난감이니 평범한 생활용품이 전부 거대한 장애물이 되고, 코스 밖으로 한 번 떨어지면 그대로 순위가 뒤집힙니다.

마이크로 머신 GBA판 레이싱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어떤 게임인가

마이크로 머신(Micro Machines)은 같은 이름의 미니카 완구를 소재로 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레이싱 게임입니다. 화면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탑다운 시점이고, 차는 아주 작게 그려집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좌우로 방향을 틀고 가속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차마다 접지력이 전혀 달라서, 포뮬러 카는 잘 붙어 달리지만 호버크래프트나 보트는 계속 미끄러집니다. 코스가 어디서 꺾이는지 외우는 것보다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어느 시점에 미끄러지기 시작하는지를 몸에 익히는 쪽이 훨씬 중요합니다.

마이크로 머신 GBA판 레이싱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화면 밖으로 밀어내면 이깁니다

이 시리즈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순위 계산 방식입니다. 대전에서는 두 대가 한 화면을 나눠 쓰는데, 화면이 앞선 차를 따라가기 때문에 뒤처지면 화면 밖으로 밀려납니다. 밀려나는 순간 점수를 하나 잃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대전은 '먼저 완주하기'가 아니라 '상대를 화면 밖으로 떨궈내기' 싸움이 됩니다. 좁은 길목에서 옆구리를 들이받아 코스 밖으로 밀어내고, 지름길로 앞서 나가 상대를 화면 밖에 가둡니다. 정정당당한 레이싱과는 거리가 멀고, 바로 그 점 때문에 둘이서 붙으면 훨씬 재미있습니다.

코스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식탁 코스는 흘린 우유와 잼이 미끄러운 구간을 만들고, 당구대 코스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빠지면 그대로 복귀 처리를 기다려야 합니다. 욕실 코스는 물이 고여 있어 속도가 붙지 않고, 정원 코스는 화단과 호스가 길을 막습니다. 공사장에서는 모래에 바퀴가 파묻히고, 책상 코스에서는 연필과 자가 경사로 노릇을 합니다.

차종도 코스에 맞춰 바뀝니다. 욕조에서는 보트를, 모래판에서는 사륜구동 버기를, 식탁에서는 소형 스포츠카를 탑니다. 종목이 바뀔 때마다 조작 감각을 새로 잡아야 하니 사실상 여러 게임을 묶어 놓은 셈입니다.

짧게 붙기 좋은 게임

한 판이 매우 짧고 규칙도 몇 초면 설명이 끝나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과 붙어도 금방 승부가 됩니다. 대신 코스를 외우고 미끄러짐을 계산하기 시작하면 실력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구조라 오래 붙잡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혼자 할 때는 여러 대의 컴퓨터 차량과 겨루며 챔피언십을 올라가는 방식이고, 코스 밖으로 나가면 시간을 잃기 때문에 안전하게 도는 주행과 무리한 지름길 사이에서 계속 선택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