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미키 마우스케이프 (Mickey Mousecapade USA) · 1988 · Capcom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화면에는 미키가 있고, 그 옆에 미니가 붙어 따라옵니다. 미니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미키를 따라다니는 동행인데, 이 동행이 이 게임을 유난히 까다롭게 만듭니다. 미니가 적에게 닿으면 잡혀가고, 잡혀가면 구하러 가야 하고, 미니를 잃은 채로는 진행이 막히는 구간이 있습니다. 귀여운 겉모습과 달리 신경 쓸 것이 하나 더 있는 게임입니다.
미키 마우스(Mickey Mousecapade)는 미키와 미니가 납치된 앨리스를 구하러 떠나는 횡스크롤 액션게임입니다. 미키는 별 모양의 탄을 던져 적을 물리치고, 발판을 뛰어 건너고,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상대합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와 공격뿐이라 단순하고, 아이가 잡아도 몇 분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두 마리를 한꺼번에 챙기는 게임
미니는 기본적으로 미키의 뒤를 그대로 따라옵니다. 미키가 왼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점프하면 조금 늦게 점프합니다. 문제는 이 '조금 늦게'입니다. 미키가 아슬아슬하게 피한 적을 미니가 그대로 들이받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잘하려면 미키 혼자 피하는 길이 아니라 둘이 함께 지나갈 수 있는 길을 골라야 합니다.
미니가 적에게 잡히면 화면 어딘가에 갇힌 상태가 되고, 미키가 가서 풀어줘야 합니다. 방치하고 진행할 수도 있지만, 뒷부분에는 미니가 있어야 열리는 길이 있어서 결국 데리러 가게 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진행이 막혔다고 느낄 때, 원인이 미니를 두고 온 것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스테이지의 무대들
무대는 놀이공원 같은 유령의 집에서 시작해 바닷속과 숲, 해적선을 거쳐 성으로 이어집니다. 무대마다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고, 디즈니 만화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배경으로 깔립니다. 바닷속 구간은 물속답게 움직임이 둥실거려서 점프 감각이 달라지고, 해적선 구간은 좁은 발판과 흔들리는 구조물이 많아 발밑을 계속 봐야 합니다.
각 무대 끝에는 보스가 있습니다. 보스마다 움직임의 패턴이 정해져 있어서, 몇 번 죽어보면 언제 다가가고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미키의 공격은 사거리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정도라,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꾸준히 맞히는 쪽이 무리해서 붙는 것보다 낫습니다.
숨은 길과 갈림길도 있습니다. 그냥 앞으로만 가면 지나치는 통로가 있고, 그 안에 회복이나 아이템이 놓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가지만, 몇 번 하다 보면 어디를 들러야 편하게 갈 수 있는지 기억하게 됩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겉보기는 어린이용이지만 실제 난이도는 만만치 않습니다. 체력이 넉넉하지 않고, 적의 배치가 좁은 발판 위에 몰려 있는 구간이 있어서 한 번의 피격이 곧바로 추락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미니까지 챙겨야 하니 실질적인 부담은 두 배입니다.
뒤로 갈수록 적이 빽빽해지고 발판이 좁아집니다. 후반 구간은 외우고 들어가는 쪽이 훨씬 편합니다. 이 게임은 반사신경보다 길을 아는 것이 중요한 편이라, 같은 구간을 몇 번 반복하면 눈에 띄게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처음 보는 구간에서는 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한두 번은 당합니다.
디즈니 게임의 초기작
이 게임은 패미컴에 나온 디즈니 게임 가운데 이른 축에 속합니다. 이후 디즈니 캐릭터를 쓴 패미컴 게임 상당수가 캡콤의 손을 거치며 완성도로 이름을 얻게 되는데, 이 작품은 개발은 다른 회사가 맡고 캡콤이 미국판을 내는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나온 디즈니 액션게임들과 비교하면 조작감이나 연출이 소박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에는 초기작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그저 갖다 쓴 것이 아니라, 미니를 데리고 다닌다는 규칙 하나로 원작의 관계를 게임 규칙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동행 캐릭터를 지키는 게임인데, 그것을 1980년대 패미컴에서 시도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국내에서의 기억
한국에서는 문방구와 상가의 복사팩을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화면은 그 자체로 아이들을 끌어당겼고, 게임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보다 그냥 '미키 마우스'라고 부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여러 게임이 들어 있는 합팩에 자주 실려서, 이름은 몰라도 화면은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짧은 분량 안에 담긴 밀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무대 수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다른 얼굴을 하고 있고, 미니를 챙기는 규칙 덕분에 단순한 액션 이상의 신경전이 생깁니다. 어린 시절에 어렵다고만 느꼈던 이유도 다시 해 보면 납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