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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밀리아 2

밀레 밀리아 2 (Mille Miglia 2: Great 1000 Miles Rally 950524) · 1995 · Ka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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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보며 달리는 랠리

레이싱 게임이 운전석 뒤 시점으로 굳어져 가던 시기에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고수한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이 시점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코스 전체가 눈에 들어오고, 다음 커브가 어느 쪽으로 휘는지 미리 보입니다. 속도감은 조금 덜하지만 조작의 정확도는 훨씬 높습니다.

이 게임은 그 시점으로 랠리를 다룹니다. 포장도로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흙길과 눈길을 오가고, 노면에 따라 차가 미끄러지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조작을 해도 노면이 바뀌면 차가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데, 이것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밀레 밀리아 2 레이싱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5)

어떤 게임인가

밀레 밀리아 2(Mille Miglia 2: Great 1000 Miles Rally)는 카네코가 만든 랠리 레이싱입니다. 실제 자동차 경주의 이름을 딴 이 시리즈는 유럽 각지를 배경으로 한 구간을 순서대로 달리는 구성입니다. 각 구간마다 제한 시간이 있고, 시간 안에 통과하면 다음 구간으로 이어집니다.

차종을 고를 수 있고, 각 차마다 가속과 최고 속도, 접지력이 다릅니다. 미끄러지기 쉬운 노면이 많은 코스에서는 접지력이 좋은 차가 유리하고, 직선이 긴 코스에서는 최고 속도가 높은 차가 앞섭니다.

조작은 조향과 가속, 감속이 전부입니다. 다만 노면 변화 때문에 같은 조작이 늘 같은 결과를 내지 않아서, 실제로는 상당히 섬세한 손놀림을 요구합니다.

밀레 밀리아 2 레이싱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5)

드리프트를 다루는 법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흙길에서 뒤가 미끄러지는 감각입니다. 커브에 진입하며 살짝 방향을 틀면 차가 옆으로 흐르는데, 이 흐름을 반대 방향 조향으로 잡아 주면 속도를 크게 잃지 않고 커브를 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미끄러짐이 그저 방해로 느껴집니다. 통제가 안 되니 벽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몇 번 하다 보면 미끄러지는 것 자체가 빠른 주행의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일부러 흘리게 됩니다.

포장도로에서는 반대로 미끄러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접지력이 좋은 만큼 그냥 라인만 잘 잡아도 빠르고, 괜히 흘리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노면에 따라 주행 방식을 바꾸는 것이 이 게임의 실력입니다.

밀레 밀리아 2 레이싱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5)

시간과의 싸움

랠리 게임의 긴장은 순위가 아니라 시계에서 나옵니다. 다른 차가 앞에 있든 없든, 정해진 시간 안에 체크포인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대로 끝납니다. 그래서 매 커브에서 조금씩 아끼는 것이 결국 결과를 만듭니다.

한 번의 큰 실수가 치명적입니다. 벽에 세게 부딪히면 속도가 완전히 죽고, 다시 최고 속도까지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빨리 달리는 것보다, 실수 없이 꾸준히 달리는 쪽이 대체로 더 멀리 갑니다.

구간을 외우면 확연히 달라집니다. 다음 커브가 어느 쪽으로 얼마나 휘는지 알고 진입하는 것과 보고 나서 반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을 위한 요령

첫째, 무조건 최고 속도로 달리려 하지 않습니다. 커브 직전에 잠깐 놓아 주는 것만으로도 벽에 부딪히는 횟수가 크게 줄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더 남습니다.

둘째, 접지력이 좋은 차를 먼저 고릅니다. 빠른 차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아서 초보자에게 오히려 느립니다. 코스에 익숙해진 다음에 옮겨 가면 됩니다.

셋째, 커브 바깥쪽에서 진입해 안쪽을 스치고 다시 바깥으로 나가는 기본 라인을 지킵니다. 이 원칙 하나만 지켜도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그 시절 랠리 게임

90년대 중반은 레이싱 게임이 3차원 표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이런 내려다보는 시점의 게임은 점점 자리를 잃어 갔습니다. 그럼에도 이 방식에는 3차원이 대체하지 못한 장점이 있습니다. 코스 전체가 보이니 판단이 명확하고, 조작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도 이런 형태의 레이싱은 꽤 흔했습니다. 큰 체감형 기계 옆에 놓인 평범한 캐비닛에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레이싱을 하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한 판이 짧고 규칙이 명확해서, 부담 없이 붙잡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