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시드
블록시드 (Bloxeed Japan fd1094 317 0139) · 1989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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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가 세계를 휩쓸던 1989년, 오락실 회사들은 저마다 그 게임의 오락실판을 내놓고 싶어 했습니다. 세가도 그 대열에 있었는데, 똑같이 만들지 않고 한 가지를 더했습니다. 떨어지는 블록 중에 특수 능력을 가진 것을 섞어 넣은 것입니다. 순수한 실력만으로 겨루던 원작에 변수를 더한 셈이고, 이 차이가 오락실이라는 환경에 잘 맞았습니다.
블록시드(Bloxeed)는 위에서 내려오는 네 칸짜리 블록을 회전시켜 쌓고, 가로 한 줄을 빈틈없이 채워 지우는 낙하 퍼즐입니다. 블록이 쌓여 화면 위쪽에 닿으면 끝나고, 줄을 지울수록 점수가 오르며 속도가 빨라집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규칙이지만, 이 게임에는 색이 다른 특수 블록이 섞여 내려옵니다.
특수 블록이라는 변수
특수 블록은 자리에 놓이면 각자의 효과를 냅니다. 어떤 것은 쌓인 블록을 한 번에 지워주고, 어떤 것은 낙하 속도를 늦추며, 어떤 것은 반대로 상황을 어렵게 만듭니다. 어떤 효과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계획대로 쌓다가도 갑자기 판이 뒤집힙니다.
이 요소가 게임의 성격을 바꿉니다. 원작은 실수 없이 정확하게 쌓아 올리는 게임이지만, 이쪽은 위기 상황을 특수 블록으로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높이 쌓아놓고도 포기하지 않게 되고, 오락실에서 동전을 더 넣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두 명이 동시에 할 수도 있습니다. 나란히 앉아 각자의 화면을 채우면서 누가 오래 버티는지 겨루는 방식인데, 특수 블록 덕분에 실력 차가 있어도 판이 뒤집힐 여지가 생깁니다. 잘하는 사람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있는 것이 이 게임의 강점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는 빈틈입니다. 급한 마음에 블록을 대충 떨어뜨리면 아래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은 위를 다 지우기 전까지 메울 수 없습니다. 초반에는 속도가 느리니 한 칸 한 칸 정확히 붙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초반에 만든 구멍 하나가 후반의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는 한쪽에만 쌓는 것입니다. 긴 블록을 기다리며 한쪽 열을 비워두는 전략이 있는데, 원하는 블록이 안 나오면 그대로 무너집니다. 여러 줄을 고르게 유지하다가 확실할 때만 열을 비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는 특수 블록에 기대는 것입니다. 언젠가 나오겠지 하고 높이 쌓아두면 대개 늦습니다. 특수 블록은 위기를 넘기는 보험이지 기본 전략이 아니고, 기본은 어디까지나 평평하게 낮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오락실 퍼즐이라는 자리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오락실에는 퍼즐 기계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액션이나 슈팅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앉을 수 있었고, 규칙이 단순해 구경하던 사람이 곧바로 다음 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락실 입장에서는 회전이 빠른 좋은 기계였습니다.
세가는 이 시기에 자사 기판을 여러 장르에 돌려 썼습니다. 이 게임도 회사가 쓰던 기판 위에 올라갔고, 기판에 걸린 보호 장치 때문에 나중에 보존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은 축에 속합니다. 그 시절 회사들은 기판을 복제당하지 않으려고 암호화 장치를 붙였는데, 그 장치가 오래 지나 정보를 잃으면 게임이 돌아가지 않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국내에서 낙하 퍼즐은 대단히 익숙한 장르입니다. 원조격 게임과 그것을 변형한 여러 기계가 오락실마다 한 대씩은 있었고, 동네에 따라 어떤 판본이 놓여 있는지가 달랐습니다. 대부분 이름을 정확히 모르는 채로 화면 모양을 보고 구분했습니다.
이 게임은 그중 세가판에 해당합니다. 널리 놓인 편은 아니었지만, 블록에 특수 효과를 붙인다는 발상은 이후 여러 퍼즐 게임에 이어졌습니다. 지금 해보면 순수한 원작과 무엇이 다른지가 뚜렷하게 느껴지고, 왜 오락실용으로 이런 변형이 필요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