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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요뿌욘

뿌요뿌욘 카군과 함께 (Puyo Puyo 4 Car Kun to Issho) · 1999 · Comp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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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요뿌요를 세상에 내놓은 컴파일이 자기 손으로 만든 마지막 정규 시리즈가 이 4편입니다. 아르르와 카방클, 사탄처럼 낯익은 얼굴이 그대로 나오지만 이번에는 캐릭터마다 저만 쓰는 특수 기술이 하나씩 붙어 있습니다. 뿌요를 쌓아 터뜨린다는 규칙은 한 줄도 바뀌지 않았는데, 누구를 고르느냐에 따라 판이 흘러가는 모양이 달라집니다.

뿌요뿌욘(Puyo Puyo 4 Car Kun to Issho)은 위에서 두 개씩 붙어 내려오는 색색깔 덩어리를 좌우로 옮기고 돌려서, 같은 색 네 개가 서로 맞닿게 만드는 낙하 퍼즐입니다. 네 개가 붙으면 사라지고, 그 위에 얹혀 있던 뿌요가 아래로 무너져 내리면서 또 네 개가 맞으면 연쇄가 이어집니다. 혼자 쌓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본체는 대전입니다. 내가 연쇄를 크게 터뜨릴수록 상대 화면 위로 회색 방해뿌요가 쏟아지고, 그걸 뒤집어쓴 쪽이 먼저 꼭대기까지 막히면 지는 방식입니다.

뿌요뿌욘 퍼즐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규칙은 한 줄인데 깊이는 끝이 없습니다

조작은 좌우 이동과 회전, 그리고 빨리 떨어뜨리기가 전부입니다. 처음 잡는 사람도 한 판이면 규칙을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드는 건 규칙이 아니라 연쇄라는 개념입니다. 지금 터뜨리면 2연쇄인데 한 수 참으면 4연쇄가 되고, 그 차이가 승패를 통째로 뒤집습니다.

방해뿌요는 색이 없어서 스스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옆에 붙은 뿌요가 터질 때 딸려 나가야만 지워집니다. 그래서 방해뿌요를 잔뜩 맞은 뒤에는 쌓을 자리부터 좁아지고, 좁아진 자리에서 다시 연쇄를 만들어야 하니 점점 몰립니다. 반대로 상대가 보낸 방해뿌요는 내가 같은 시점에 연쇄를 터뜨리면 상쇄됩니다. 고수들의 대전이 조용하다가 갑자기 한쪽이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서로 발화를 참으면서 상대가 먼저 터뜨리기를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캐릭터마다 다른 기술이 붙었습니다

4편이 앞선 작품들과 갈리는 지점은 캐릭터별 특수 기술입니다. 조건을 채우면 캐릭터마다 다른 효과가 발동해서, 같은 상황에서도 누구를 골랐느냐에 따라 대처가 달라집니다. 이전까지의 뿌요뿌요가 서로 완전히 같은 조건에서 순수하게 쌓기 실력만 겨루는 쪽이었다면, 이쪽은 캐릭터 고르는 재미를 얹은 셈입니다.

덕분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대전의 균형을 중요하게 보는 쪽에서는 2편의 담백함을 더 치기도 합니다. 다만 혼자서 컴퓨터 상대로 진행하는 모드에서는 캐릭터마다 다른 성격이 확실히 재미를 더합니다. 화면 연출도 시리즈 중에서 손꼽히게 화사한 편이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보여 주기 좋은 작품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반드시 막히는 곳

거의 모두가 같은 데서 막힙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네 개를 계속 터뜨리다가, 정작 상대가 한 번에 보낸 방해뿌요에 깔려 끝나는 것입니다. 뿌요뿌요는 많이 터뜨리는 게임이 아니라 한 번에 크게 터뜨리는 게임입니다. 두세 개씩 붙는 건 아까워도 참고 쌓아 두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익힐 것은 같은 색을 계단처럼 어긋나게 쌓는 모양입니다. 아래에서 위로 색이 한 칸씩 밀려 올라가게 세워 두면, 맨 아래에 마지막 한 개를 끼워 넣는 순간 위로 줄줄이 무너지면서 연쇄가 터집니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화면 한쪽에 발화용 통로를 비워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잘 쌓아도 불을 붙일 자리가 막혀 있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 화면 가운데 위쪽, 다음 뿌요가 나오는 자리는 절대 막지 말아야 합니다. 그 칸이 막히는 순간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쌓을 때는 가운데를 낮게, 양쪽을 높게 가져가는 쪽이 안전합니다.

컴파일이라는 회사의 마지막 뿌요

뿌요뿌요는 원래 컴파일의 롤플레잉 시리즈에 나오던 캐릭터들을 데려다 만든 퍼즐이었습니다. 그러다 아케이드로 나가면서 대전 퍼즐이라는 장르 자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습니다. 한동안 컴파일은 이 시리즈 하나로 회사를 굴렸다고 해도 될 만큼 뿌요에 기댔습니다.

그러나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뿌요뿌요의 권리는 세가로 넘어갔고, 이 4편이 컴파일 이름으로 나온 마지막 정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의 시리즈는 세가가 이어받아 다른 그림체와 다른 규칙을 얹은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옛 컴파일 뿌요의 끝자락을 보여 주는 자리에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뿌요뿌요

한국에서 이 시리즈는 오락실 대전 기기와 개인용 컴퓨터판으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이름부터 소리 내어 부르기 좋아서 다들 그냥 뿌요뿌요라고 불렀고, 규칙을 몰라도 옆에서 몇 판 구경하면 따라 할 수 있어서 퍼즐을 어려워하던 사람들도 쉽게 끼어들었습니다.

테트리스가 혼자 오래 버티는 게임이었다면 뿌요뿌요는 둘이 붙어야 제맛이었습니다. 한쪽 화면이 방해뿌요로 새까매지는 순간의 표정 때문에 옆자리에 사람이 모였고, 그렇게 구경하다 배운 사람이 다시 다음 판에 앉았습니다. 지금 다시 잡아도 그 감각은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