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소닉 패트롤 카

와쿠와쿠 소닉 패트롤 카 (Waku Waku Sonic Patrol Car) · 1991 · Sega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동전을 넣으면 2분 만에 끝나는 게임이 있습니다. 그것도 소닉이 경찰 제복을 입고 나오는 게임입니다. 이 물건은 오락실 게임기가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앞에 놓여 있던 어린이용 탑승 기계였습니다. 앉으면 흔들리는 그 기계에 화면과 핸들이 붙었고, 그 화면에서 돌아가는 것이 이 게임입니다.

와쿠와쿠 소닉 패트롤 카(Waku Waku Sonic Patrol Car)는 세가가 자사의 어린이 라이드 계열로 낸 운전 게임입니다. 경찰이 된 소닉이 되어 도시를 순찰하며, 닥터 에그맨의 소동을 막는 짧은 이야기가 한 판 안에 담겨 있습니다.

소닉 패트롤 카 레이싱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1)

2분짜리 게임이라는 설계

이 게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길이입니다. 동전을 넣으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2분이 지나면 끝납니다. 잘하든 못하든 그 시간이 지나면 마무리됩니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설계입니다. 대상이 아주 어린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실력에 따라 일찍 끝나 버리면 곤란했습니다. 부모가 동전을 넣어 주고 아이를 태우는 물건이라 항상 같은 시간을 채워야 했고, 그래서 게임 오버로 도중에 끝나는 구조를 넣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 게임에는 긴장이 없습니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이 계속 바뀌고 소닉이 계속 움직입니다. 지루하지 않게 2분을 채우는 것이 이 게임의 전부이고, 그 목표에는 충실합니다.

소닉 패트롤 카 레이싱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1)

핸들과 버튼 두 개

조작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실물 크기 핸들을 돌려 차를 좌우로 움직이고, 버튼 하나로 소닉이 차 밖으로 튀어나가는 스핀 점프를 하며, 다른 버튼으로 사이렌을 울립니다.

사이렌 버튼이 실제로는 시작 버튼을 겸합니다. 아이가 사이렌을 울리는 재미로 누르게 만들어 두고, 그 동작으로 게임을 시작시키는 방식입니다. 어린이 대상 기계다운 배려입니다.

스핀 점프는 소닉 시리즈의 상징적인 동작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차를 몰다가 버튼을 누르면 소닉이 공처럼 말려 튀어나가는데, 이 연출 하나로 원작 팬에게도 소닉 게임이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메가드라이브가 들어 있는 놀이기구

기술적으로 재미있는 부분은 이 기계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느냐입니다. 세가가 오락실용으로 쓰던 기판 계열 중 메가드라이브 계통을 바탕으로 한 것이 쓰였습니다. 즉 놀이기구 안에 가정용 게임기와 비슷한 성능의 물건이 들어가 있던 셈입니다.

그래서 색감과 소리가 초대 소닉과 상당히 닮았습니다. 실제로 배경 음악은 초대 소닉의 첫 스테이지 곡을 그대로 씁니다. 오락실에서 소닉 음악이 흘러나오는 흔치 않은 경우였고, 지나가던 어른이 소리를 듣고 돌아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캐릭터 사업 관점에서 보면 이 기계는 소닉을 게임기 밖으로 내보내려는 시도의 하나였습니다. 게임을 사서 하는 아이 말고, 아직 게임기를 가지지 않은 더 어린 아이에게 소닉을 먼저 보여 주는 자리였던 것입니다.

국내에서 볼 수 있었을까

이 기계는 일본 내수용으로만 나왔습니다. 영어판이 존재하긴 했지만 해외로 수출되지는 않았고,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에 놓기 위한 것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이런 어린이 탑승 기계 자체는 흔했습니다. 문방구 앞이나 시장 입구에 놓인 흔들리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그것입니다. 다만 화면이 달리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물건은 드물었고, 대부분은 흔들리며 음악만 나오는 단순한 기계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지금 화면으로 접하면 조금 낯선 감각이 있습니다. 게임으로서의 도전은 거의 없지만, 그 시절 오락 기계가 어디까지 뻗어 나가려 했는지, 그리고 세가가 소닉이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다양한 자리에 밀어 넣으려 했는지 보여 주는 기록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 판이 2분이니 부담도 없습니다. 소닉의 옛날 음악을 들으며 짧게 도시를 한 바퀴 도는 정도로 생각하면 딱 맞는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