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열쇠 패미컴판
솔로몬의 열쇠 (Solomon S Key Europe) · 1986 · Te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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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판을 스스로 만들어 길을 낸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점프력이 대단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팡이를 휘둘러 바로 앞에 벽돌 블록을 만들 수 있고, 이미 있는 블록을 지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보면 길이 없어 보이는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블록을 하나 만들어 밟고 올라가고, 위에 있던 블록을 지워 통로를 여는 식으로 길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한 가지 규칙이 게임 전체를 지탱합니다.
블록을 잘못 놓으면 자기가 갇힙니다. 위로 올라갈 발판을 만들었는데 정작 그 블록 때문에 옆으로 못 가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되돌릴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시간을 흘려보내며 죽는 일도 흔합니다.
열쇠를 먹고 문으로
솔로몬의 열쇠(Solomon's Key)는 마법사 다나가 각 방에서 열쇠를 찾아 출구 문으로 들어가는 한 화면짜리 퍼즐 액션입니다. 모든 스테이지가 한 화면에 담기고, 스크롤 없이 그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목표는 명확합니다. 열쇠 하나를 얻고 문에 닿으면 다음 방으로 넘어갑니다. 문제는 열쇠와 문 사이를 어떻게 잇느냐입니다. 블록 생성과 삭제로 경로를 짜야 하는데, 정답에 가까운 순서가 대체로 하나뿐입니다.
제한 시간도 있습니다. 화면 위의 시간이 계속 줄고 0이 되면 죽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궁리할 수 없고, 어느 정도는 손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불꽃과 요정과 마법
방마다 적이 돌아다닙니다. 유령처럼 떠다니는 것, 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 블록을 뚫고 나오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기본 상태에서는 적을 없앨 수 없어서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숨겨진 아이템으로 불덩이 마법을 얻으면 적을 처치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마법은 블록을 부수는 데 쓰이지 않고 오직 적에게만 통하므로, 길 만들기와는 별개의 도구입니다.
방마다 요정이 숨어 있습니다. 특정 위치에 블록을 만들거나 지우면 나타나고, 모으면 점수와 보너스가 붙습니다. 클리어에 필수는 아니지만, 숨은 요정을 찾는 재미로 같은 방을 여러 번 도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50개가 넘는 방
방은 수십 개에 이르고 뒤로 갈수록 구조가 악랄해집니다. 초반에는 블록 두세 개면 풀리지만, 후반에는 순서를 하나만 틀려도 되돌릴 수 없는 배치가 나옵니다.
특정 방에는 숨겨진 통로가 있어서 여러 단계를 한 번에 건너뛸 수 있습니다. 게임을 여러 번 해 본 사람들 사이에서 이 지름길 위치가 정보로 오갔습니다.
일정 조건을 채우면 마지막에 추가 스테이지가 열립니다. 그냥 끝까지 가는 것과 조건을 채우고 가는 것이 결말까지 갈라지는 구성이라, 다 봤다고 말하려면 한 번 더 돌아야 합니다.
오락실판과 가정용판
원래는 1986년 오락실 기판으로 나온 작품이고, 같은 해 패미컴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식판은 화면 색감과 일부 방 배치가 다르고, 난이도도 조금 다듬어졌습니다.
오락실에서는 시간에 쫓기며 동전을 넣게 만드는 구성이 강했다면, 가정용은 같은 방을 몇 번이고 다시 풀어 보게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게임의 성격상 후자가 훨씬 잘 맞습니다.
지금 해 봐도 낡았다는 느낌이 적습니다. 규칙이 두 개뿐이고 그 조합으로만 문제를 내기 때문에, 화면이 단순해도 머리를 쓰는 재미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