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스 위너
스테이크스 위너 (Stakes Winner Stakes Winner Gi Kinzen Seiha E no Michi) · 1995 · Sa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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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게임인데 채찍질을 손으로 합니다
경마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마권을 사고 결과를 지켜보는 종류를 떠올립니다. 이 게임은 정반대입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기수가 되어 말 위에 올라타고, 레버로 진로를 잡고 버튼으로 채찍질을 하며 결승선까지 달립니다. 화면 옆에서 본 시점으로 말들이 뒤엉켜 달리는 가운데, 버튼을 연타해 속도를 끌어올리고 앞을 막은 말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야 합니다.
말하자면 경마를 액션 게임으로 옮겨 놓은 셈입니다. 옆자리 사람과 대전이 되는 것도 이 게임의 큰 재미인데, 좁은 코스에서 두 기수가 서로 몸싸움을 벌이며 자리를 다투는 그림이 나옵니다.
어떤 게임인가
스테이크스 위너(Stakes Winner)는 기수 조작형 경마 액션입니다. 여러 개의 레이스를 차례로 치르면서 상위권에 들어야 다음 경주로 나아갈 수 있고, 목표는 큰 대회를 제패하는 것입니다. 한 판의 흐름은 단순합니다. 출발 직후 자리를 잡고, 중반에 체력을 아끼며 위치를 관리하고, 마지막 직선에서 남겨 둔 힘을 한꺼번에 쏟아붓습니다.
핵심은 스태미나입니다. 말에게는 체력이 있어서, 처음부터 채찍질을 몰아치면 마지막 구간에서 급격히 처집니다. 반대로 너무 아끼면 앞 무리와의 간격이 벌어져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언제 채찍을 쓰고 언제 참을지를 재는 것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말 고르기와 성장
경주에 나가기 전 탈 말을 고르게 되는데, 말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초반부터 앞으로 치고 나가는 데 강한 말이 있고, 뒤에서 따라가다 막판에 폭발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손버릇에 맞는 쪽을 고르는 것이 첫 관문입니다. 연타에 자신이 없으면 후반형보다는 초반에 자리를 잡아 두는 쪽이 편하고, 반대로 마지막 직선에서 손이 빠른 사람은 뒤에서 따라가는 운영이 잘 맞습니다.
레이스를 이겨 나가면 말의 능력이 올라가는 요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판 한 판이 독립된 경주가 아니라, 한 마리를 키워 최종 대회까지 데려가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초반 경주를 대충 넘기면 뒤로 갈수록 상대와의 차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므로, 쉬운 구간에서도 되도록 앞 순위를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겪는 일은 마지막 직선에서 힘이 다 빠져 뒤로 밀리는 것입니다. 대개 원인은 중반에 채찍을 너무 많이 쓴 데 있습니다. 코너를 도는 동안에는 순위를 억지로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무리 안에서 자리만 지키다가 마지막 직선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몰아치는 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두 번째로 흔한 것은 진로가 막히는 상황입니다. 앞에 말이 있으면 속도가 나지 않으므로,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빈 공간을 찾아 미리 옮겨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 직선에서 앞이 막힌 채로 채찍만 두들기면 체력만 쓰고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코너를 돌 때 이미 뚫고 나갈 길을 정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난이도가 튀는 구간
앞쪽 몇 경주는 상대 말들의 수준이 낮아 무난하게 통과됩니다. 그러다 중반을 넘어서면 상대의 막판 가속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조금만 늦게 스퍼트를 걸어도 코앞에서 추월당합니다. 이 지점부터는 순위 목표 자체도 빡빡해져서, 대충 완주하는 것으로는 통과가 되지 않습니다.
이때부터는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는 지점을 결승선에 정확히 맞추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남기고 들어오면 이길 수 있었던 경주를 놓친 것이고, 일찍 다 써 버리면 마지막 몇 걸음에서 무너집니다. 여러 번 달려 보며 코스 길이에 맞는 스퍼트 시점을 몸으로 익히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게임의 자리
같은 시기 오락실에는 경마를 다룬 기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배당을 걸고 결과를 지켜보는 종류였습니다. 직접 기수를 조작하는 액션으로 만든 경우는 드물었고, 그래서 이 게임은 경마라는 소재를 쓰면서도 실제로는 대전 액션의 감각에 훨씬 가깝습니다. 말들이 부딪히며 자리를 다투는 연출과 큼직한 캐릭터 그림이 이 시기 특유의 화려한 도트 감각을 잘 보여 줍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격투 게임 기판이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던 시기라 흔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놓여 있는 가게에서는 옆자리 대전이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규칙을 설명할 것도 없이 "먼저 들어오면 이긴다"로 끝나서, 처음 보는 사람도 동전을 넣고 바로 붙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뒷날 속편도 나왔는데, 기본 구조는 그대로 두고 등장하는 말과 연출을 늘린 형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