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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더 비룡 메가드라이브판

스트라이더 비룡 (Strider USA Europe) · 1990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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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타고 오르는 주인공

1980년대 후반의 액션 게임에서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대체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걷고, 뛰고, 쏘거나 때리는 정도였죠. 그런데 이 게임의 주인공은 절벽에 매달려 기어오르고, 천장에 거꾸로 붙어 이동하고,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칼을 휘두릅니다. 처음 이 움직임을 봤을 때의 충격이 이 시리즈를 기억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입니다.

무기인 사이퍼는 휘두를 때 반달 모양의 빛이 퍼져서, 실제 칼날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덮습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그 잔상이 시원해서 계속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스트라이더 비룡 메가드라이브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0)

어떤 게임인가

스트라이더 비룡 메가드라이브판(Strider)은 옆으로 스크롤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스트라이더라 불리는 특수 요원 중 최고 등급인 히류가 되어, 세계를 지배한 그랜드 마스터를 쓰러뜨리기 위해 각지를 돌아다닙니다.

조작은 간결합니다. 베기와 점프가 전부이고, 벽이나 천장은 다가가면 자동으로 붙습니다. 대신 지형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로 실력이 갈립니다. 정면으로 부딪히면 위험한 적도, 천장에 붙어 지나가며 위에서 베면 손쉽게 정리됩니다.

스트라이더 비룡 메가드라이브판 플랫폼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0)

무대

첫 무대는 눈 내리는 소련의 도시입니다. 기와지붕 위를 달리며 병사들을 베어 넘기고 마지막에는 거대한 의회 건물에서 관료들이 합체한 지네 모양 보스와 싸웁니다. 이 첫 스테이지의 인상이 워낙 강해서 시리즈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이후로는 공중을 나는 비행 전함, 시베리아의 설원, 정글 속 기계 도시, 그리고 우주 정거장으로 이어집니다. 중력이 뒤집히는 구간, 배경이 통째로 기울어지는 구간처럼 화면 구성 자체를 바꾸는 연출이 자주 나옵니다.

동료와 강화

히류 곁에는 옵션처럼 따라다니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스테이지에서 얻으면 표범이나 매 같은 형태의 분신이 함께 싸워 주는데, 맞으면 사라지므로 오래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밖에 체력 상한을 늘려 주는 아이템과 사이퍼의 사거리를 늘려 주는 아이템이 숨겨져 있어, 초반에 이것들을 챙겨 두면 후반이 훨씬 편해집니다.

이식판으로서의 위치

원래는 오락실에서 나온 게임이고, 큼직한 스프라이트와 다층 배경이 특징이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이식판은 그 화면을 상당 부분 살려 냈다는 점에서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테이지 구성과 보스는 거의 그대로 남아 있고, 음악도 알아들을 수 있게 옮겨졌습니다.

다만 원판보다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구간이 있고, 적이 몰릴 때 화면이 잠시 버벅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가정용 기기에서 이만한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에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한 판 길이가 길지 않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 보기에 부담이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