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웜 짐 GBA
어스웜 짐 (Earthworm Jim U mode7) · 2001 · Maj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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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날아가는 오프닝
게임을 시작하면 첫 장면부터 젖소 한 마리가 화면 밖으로 발사됩니다. 이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소는 게임을 다 깰 때까지 어딘가에서 떨어지고 있다가 마지막에 다시 등장합니다. 첫 인상만으로 이 게임이 어떤 물건인지 알려 주는, 게임 역사에 남은 오프닝입니다.
주인공은 지렁이입니다. 우주에서 떨어진 첨단 우주복이 하필 지렁이 위에 떨어졌고, 그 안에 들어간 지렁이가 갑자기 말도 하고 총도 쏘게 되었다는 것이 전부의 설정입니다. 우주복 목 부분에 삐죽 나온 가느다란 몸이 그대로 채찍이자 밧줄로 쓰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어스웜 짐(Earthworm Jim)은 총을 쏘며 진행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1994년 메가드라이브와 슈퍼패미컴으로 나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여기 있는 것은 그 첫 작품을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옮긴 이식판입니다.
조작은 달리기, 점프, 사격, 그리고 지렁이 몸을 채찍처럼 휘두르는 네 가지입니다. 채찍은 근접 공격도 되지만 진짜 용도는 천장 고리에 걸어 그네를 타는 이동입니다. 이 그네 조작을 익히느냐 못 익히느냐로 게임의 체감 난이도가 갈립니다.
기억에 남는 스테이지들
첫 판인 쓰레기 매립장은 그럭저럭 무난한 액션으로 시작하지만, 두 번째 판부터 게임이 본색을 드러냅니다. 번지 점프 끈에 매달린 채 상대와 부딪히며 싸우는 판이 있고, 통로를 튜브처럼 미끄러져 내려가는 판이 있고, 지렁이를 로켓 삼아 발사하는 판이 있습니다.
특히 악명 높은 것이 앤디 애스터로이즈를 상대로 지하 통로를 경주하는 구간과, 짐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조종해 목적지까지 데려가는 호위 구간입니다. 죽는 방식마저 개그로 만들어 놓아서, 실패해도 화가 나기 전에 웃게 되는 구조입니다.
조작을 익히는 순서
처음에는 총만으로 밀고 나가려 하기 쉽지만, 채찍의 쓰임을 먼저 익혀 두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채찍은 공중에서 쓰면 짧게 회전하며 낙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발판 사이 거리가 애매할 때 안전장치로 쓸 수 있습니다.
체력은 우주복의 에너지로 표시되며 아이템으로 회복합니다. 위험한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굳이 근처의 적을 다 정리하지 말고, 회복 아이템 위치만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돌아가는 편이 낫습니다. 보스전은 대부분 패턴이 짧고 반복적이라, 두세 번 죽으며 움직임을 외우면 그다음부터는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의 감각
1990년대 중반, 카툰 애니메이터가 직접 그린 듯한 프레임이 넘치는 동작과 배경 속 자잘한 개그는 당시 기준으로 대단히 신선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까지 제작되며 캐릭터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고, 이후 여러 기종으로 계속 이식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오락실 게임이 아니라 콘솔과 PC 쪽으로 접한 사람이 많아 별도의 통칭 없이 원제 그대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한 번 본 사람은 그 지렁이의 얼굴만은 잊지 않는, 개성으로 남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