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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트위스트

카멜레온 트위스트 (Chameleon Twist Europe) · 1997 · Japan System Su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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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를 따라 들어간 구멍

시작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닮았습니다. 시계를 든 토끼가 지나가고, 그 뒤를 쫓다 구멍으로 굴러떨어집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몸이 카멜레온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 황당한 도입부가 게임 전체의 색깔을 정해 놓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 게임만의 물건을 손에 쥐여 줍니다. 혀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혀가 쭉 뻗어 나가고, 그것으로 적을 잡고 기둥에 매달리고 아이템을 끌어옵니다. 플랫폼 게임에서 점프 다음으로 중요한 동작이 혀라는 설정은 흔치 않습니다.

카멜레온 트위스트 플랫폼 게임 화면 1 - 닌텐도 64 (1997)

어떤 게임인가

카멜레온 트위스트(Chameleon Twist)는 카멜레온이 된 주인공을 조작해 여러 무대를 통과하는 3차원 플랫폼 액션입니다. 무대마다 흩어진 수집품을 모으고, 발판을 건너 안쪽으로 나아가고, 마지막에 보스를 쓰러뜨리면 다음 무대로 넘어갑니다.

혀는 세 가지로 쓰입니다. 적을 감아 삼켰다가 뱉어 다른 적을 맞히고, 기둥이나 고리에 붙여 몸을 그쪽으로 날리고, 멀리 있는 아이템을 끌어옵니다. 특히 두 번째 쓰임이 중요해서, 점프만으로는 절대 닿지 않는 자리에 혀를 걸어 건너가는 구간이 곳곳에 있습니다.

무대는 성, 놀이공원, 얼음 세계처럼 성격이 뚜렷하게 다릅니다. 각 무대는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안쪽으로 이어져 있어서,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만큼 넓습니다.

카멜레온 트위스트 플랫폼 게임 화면 2 - 닌텐도 64 (1997)

혀에 익숙해지기

처음에는 혀를 뻗는 타이밍이 잘 안 잡힙니다. 사거리가 정해져 있어서 목표가 조금만 멀어도 허공을 칩니다. 그리고 헛치면 혀를 거둬들이는 동안 움직일 수 없어서, 그 사이 적에게 맞습니다. 확실히 닿을 거리까지 다가간 뒤에 뻗는 편이 안전합니다.

적을 삼킨 상태로는 여러 마리를 연달아 담을 수 있습니다. 배가 부른 만큼 탄환이 늘어나지만 몸이 무거워져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좁은 발판을 건너야 할 때는 미리 뱉어 비우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기둥에 혀를 걸어 몸을 날릴 때는 착지 지점을 먼저 봐야 합니다. 날아가는 도중에는 방향을 바꿀 수 없어서, 아무 데나 걸었다가 낭떠러지 위로 던져지는 일이 생깁니다.

무대 구조와 수집품

각 무대에는 모아야 할 수집품이 흩어져 있습니다. 전부 모으지 않아도 진행은 되지만, 다 모으면 추가 요소가 열립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대개 손쉽게 닿지 않는 자리에 놓여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것은 혀로 끌어와야 하고, 어떤 것은 적을 발판 삼아 올라가야 합니다.

제한 시간이 걸려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여유가 아주 빠듯하지는 않지만, 길을 헤매면 부족해집니다. 처음에는 무대 구조를 익히는 데 집중하고, 수집품은 길을 다 안 뒤에 다시 돌면서 챙기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보스와 어려운 구간

보스는 무대의 분위기에 맞춰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싸웁니다. 대부분 혀로 무언가를 집어 되던지거나, 특정 부위를 노려야 하는 구조입니다. 무작정 달려들면 통하지 않으니, 첫 판은 관찰에 쓰고 두 번째부터 공략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체력 관리도 중요합니다. 회복 수단이 넉넉하지 않아서, 잡졸에게 대충 맞으며 지나오면 보스 앞에서 여유가 없습니다. 피할 수 있는 공격은 피하고 가는 습관이 결국 클리어로 이어집니다.

이 게임이 남긴 것

1990년대 후반은 3차원 플랫폼 게임이 한꺼번에 쏟아지던 때입니다. 대부분은 뛰고 밟는 기본기를 입체로 옮기는 데 집중했는데, 이 작품은 혀라는 전혀 다른 동작 하나로 이동과 공격과 퍼즐을 모두 묶었습니다. 그 발상 덕분에 규모가 크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밝고 만화적인 색감, 둥근 캐릭터 디자인도 이 시리즈의 인상을 만듭니다. 어려운 구간이 적지 않은데도 분위기가 험하지 않아, 실패해도 다시 하기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닌텐도64 보급이 넓지 않아 접한 사람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지금 처음 잡아도 사전 지식 없이 순수하게 부딪히게 되는데, 혀를 기둥에 걸고 몸이 휙 날아가는 첫 경험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