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코로 퀘스트
코로코로 퀘스트 (Koro Koro Quest Japan) · 1999 · Tak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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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오락실 한구석의 작은 기계
1999년의 오락실을 떠올리면 대개 큰 것들이 먼저 생각납니다. 대전 격투 게임 앞에 늘어선 줄, 발판을 밟는 리듬 게임의 요란한 소리, 레이싱 게임의 커다란 핸들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 오락실에는 그런 간판 기계들 사이사이에 작고 조용한 기계도 함께 있었습니다. 한 판이 몇 분이면 끝나고, 규칙이 단순해서 설명이 필요 없고, 지나가다 가볍게 한 판 하고 자리를 뜨는 종류입니다.
타쿠미가 1999년에 내놓은 이 게임도 그런 자리에 놓이던 소품에 가깝습니다. 제목의 코로코로는 일본어에서 작고 둥근 것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제목만으로도 이 기계가 무거운 게임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는 셈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Koro Koro Quest(Koro Koro Quest)는 짧은 판을 반복하며 진행하는 캐주얼한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한 번에 오래 붙잡는 대작이 아니라, 규칙 하나를 두고 그것을 점점 어려운 조건에서 반복하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이런 게임은 한 판의 길이가 짧은 대신 실패했을 때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설계됩니다.
이런 소품형 기계의 조작은 대체로 최소한으로 유지됩니다. 레버와 버튼 몇 개로 할 수 있는 일이 전부이고, 처음 앉은 사람이 안내 화면을 읽지 않고도 손을 대 보면 알 수 있는 수준입니다. 오락실에 놓이는 기계에서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성질이었습니다. 손님이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기계는 하루 종일 비어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을 처음 할 때
짧은 판을 반복하는 게임에서 초보가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첫 판부터 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구성의 게임은 대개 처음 몇 판을 일부러 아주 쉽게 만들어 둡니다. 그 구간은 실력을 보여 주는 자리가 아니라 규칙을 익히라고 마련해 둔 자리입니다. 쉬울 때 조작의 감각과 반응 속도를 확인해 두면 뒤에서 훨씬 편합니다.
두 번째로 기억할 것은 이런 게임의 난이도가 대개 계단식으로 오른다는 점입니다. 매 판 조금씩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몇 판마다 한 번씩 눈에 띄게 조건이 나빠집니다. 그 문턱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 판까지 통하던 방식이 갑자기 안 통하면, 조작을 더 빨리 하려 하기보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한 판 정도 관찰하는 편이 낫습니다.
세 번째는 욕심의 관리입니다. 이런 게임은 대체로 위험을 감수하면 점수를 더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가면 오래 살고, 무리하면 점수가 빨리 오르는 대신 판이 일찍 끝납니다. 오락실에서는 동전 하나로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가 곧 실력이었기 때문에, 어느 선까지 욕심을 낼지 정해 두고 하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갔습니다.
타쿠미라는 회사
타쿠미는 1990년대에 활동한 일본의 게임 개발사입니다.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었고, 자체 브랜드로 대형 히트작을 낸 곳도 아닙니다. 이 시기 일본에는 이런 개발사가 많았습니다. 큰 회사가 유통과 기판 생산을 맡고, 실제 게임 제작은 소수의 인원으로 이루어진 개발사가 담당하는 분업 구조가 자리 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후반은 오락실 산업이 정점을 지나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가정용 게임기의 성능이 오락실 기판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굳이 오락실에 가야 할 이유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작은 개발사들은 큰 예산이 드는 대작 대신, 오락실에서만 가능한 짧고 가벼운 경험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도 했습니다.
지금 해 보는 의미
이 게임을 국내 오락실에서 봤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1999년 한국 오락실의 자리는 대전 격투와 리듬 게임, 그리고 슈팅이 차지하고 있었고, 일본 내수용 소품 기판이 들어올 자리는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들어왔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잠깐 놓였다 사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은 유명작 사이에서 잊힌 물건에 가깝습니다. 대신 이런 기판을 하나씩 켜 보면, 그 시절 오락실이 대작만으로 채워진 공간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실감 납니다. 큰 기계 옆에는 늘 이런 작은 기계가 있었고, 그것들도 누군가의 백 원을 받아 가며 제 몫을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