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파 2003
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03 (The King of Fighters 2003 Dedicated Pcb Version Japan Region) · 2003 · SNK Pla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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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중에 선수를 바꾸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3대3 팀 배틀을 내세워 온 시리즈입니다. 첫 번째 선수가 지면 두 번째가 나오고, 그가 지면 세 번째가 나옵니다. 순서를 어떻게 짜느냐가 곧 전략이었고, 그 순서는 시합이 시작되면 바꿀 수 없었습니다.
2003년판은 그 전제를 깼습니다. 싸우는 도중에 언제든 대기 중인 동료와 교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불리한 상대를 만나면 뒤로 빼고, 체력이 깎인 캐릭터를 잠시 쉬게 하는 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십 년 가까이 굳어 있던 시리즈의 뼈대가 여기서 한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킹오브 2003(The King of Fighters 2003)은 SNK 플레이모어가 네오지오 기판으로 내놓은 1대1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다만 각 플레이어가 캐릭터 셋을 이끄는 팀전 구조라, 실제 체감은 한 판에 세 번의 싸움을 연달아 치르는 쪽에 가깝습니다.
조작은 약펀치, 강펀치, 약킥, 강킥 네 버튼입니다. 이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점프와 큰 점프를 구분해서 쓰고, 앞으로 구르는 회피 동작으로 상대 공격을 통과하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여기에 교대 버튼이 더해지면서 손가락이 해야 할 일이 하나 늘었습니다.
태그와 리더
교대는 그냥 자리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를 공격하는 도중에 교대하면 들어오는 캐릭터가 공격을 이어받아 콤보가 계속됩니다. 이른바 태그 콤보로, 캐릭터 셋의 기술을 한 줄로 엮는 화려한 연결이 이 작품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리더 시스템도 이때 들어왔습니다. 팀에서 한 명을 리더로 지정하면 그 캐릭터만 쓸 수 있는 강력한 리더 초필살기가 열립니다. 누구를 리더로 삼느냐에 따라 팀 전체의 결정력이 달라지므로, 캐릭터 선택 못지않게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새 얼굴과 이야기
이 작품부터 애시 크림슨이 등장합니다. 붉은 불꽃을 다루고 어딘가 능청스러운 이 캐릭터가 주인공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시리즈의 이야기는 오로치 편을 마무리하고 이른바 애시 편으로 넘어갑니다. 오래 중심에 있던 쿠사나기 쿄와 야가미 이오리도 이 새 흐름 속으로 편입됩니다.
전작들에서 익숙하던 팀 편성도 상당수 재편되었습니다. 고정 팀이 흩어지고 새로운 조합이 생기면서, 오랜 팬들에게는 낯설고 새 플레이어에게는 진입 장벽이 낮아진 면이 있었습니다.
남긴 것
교대 시스템은 이후 『KOF XI』로 이어지며 한 번 더 다듬어졌지만, 시리즈 전체로 보면 다시 전통적인 3대3 순차 방식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2003년판은 시리즈 안에서 독특한 위치에 남았습니다. 팀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굴리는 감각은 이 작품과 그 후속작에서만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킹오브 98』과 『킹오브 2002』가 워낙 오래 자리를 지켜서, 2003년판은 상대적으로 짧게 걸렸던 편입니다. 그만큼 지금 다시 잡아 보면 익숙한 캐릭터들이 낯선 규칙 속에서 움직이는 신선한 감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