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파 94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 (The King of Fighters 94 Ngm 055 Ngh 055) · 1994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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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게임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회사에는 이미 인기 있는 격투 게임이 여럿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싸우던 사람들, 도장에서 배운 사람들, 군인들, 초능력자들. 각자 자기 게임의 주인공이던 이들을 한 화면에 모아 놓은 것이 이 작품입니다. 지금은 흔한 발상이지만, 당시로서는 팬들이 상상만 하던 일이었습니다.
킹오파 94(The King of Fighters '94)는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차례로 싸우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앞사람이 지면 다음 사람이 나오고, 세 명이 모두 쓰러지면 그 팀이 집니다. 일대일 대전이 당연하던 시기에 팀 배틀이라는 형식을 들고 나온 것이 이 시리즈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나라별로 짜인 팀
이 작품에서는 팀을 직접 만들 수 없습니다. 나라 이름이 붙은 여덟 팀이 정해진 세 명씩으로 고정되어 있고, 그중 하나를 고릅니다. 새로 만든 주인공들이 모인 팀이 있고, 다른 게임에서 그대로 건너온 팀이 있으며, 군인들로 짜인 팀과 여성 격투가들로 짜인 팀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특히 반가웠던 것은 한국 팀입니다. 태권도를 쓰는 김갑환이 두 명의 동료와 함께 한 팀을 이뤄 나오는데, 무대 배경도 한국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오락실에서 이 팀을 고르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팀 배틀이라는 형식
세 명이 순서대로 싸운다는 것은 단순히 목숨이 세 개라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를 먼저 내보내고 누구를 마지막에 남길지가 전략이 됩니다. 상대가 어떤 순서로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 순서를 정해야 하니, 대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계산이 들어갑니다.
이긴 캐릭터는 체력을 조금 회복한 채 다음 라운드를 맞습니다. 그래서 앞사람이 상대를 얼마나 깎아 놓고 쓰러졌느냐가 뒤에 오는 사람의 부담을 결정합니다. 세 판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감각이, 일대일 격투 게임과 이 시리즈를 확실히 갈라놓습니다.

기본기와 게이지
조작은 네 개의 버튼으로 이뤄집니다. 약강 펀치와 킥이 나뉘어 있고, 굴리기 입력으로 필살기가 나갑니다. 상대의 공격을 받거나 기술을 쓰면 아래쪽 게이지가 차오르고, 가득 차면 위력이 큰 초필살기를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굴러 상대를 지나치는 회피 동작이 들어 있어서, 장풍을 뚫고 들어가거나 몰린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 회피 하나 덕분에 화면 구석에 갇혀도 방법이 있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계속 다듬어질 시스템들의 원형이 이 첫 작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매년 이어지는 시리즈의 시작
이 작품이 성공하면서 이 시리즈는 해마다 새 판을 내놓는 연례 행사가 됐습니다. 제목에 연도가 붙는 격투 게임이라는 형식 자체가 여기서 시작됐고, 오락실에는 해마다 새 캐릭터와 새 시스템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첫 작품을 다시 해 보면 속도도 느리고 시스템도 단출합니다. 그런데 팀을 고르고 순서를 정하는 그 몇 초의 긴장은, 이후 어떤 후속작에서도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