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파 95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5 (The King of Fighters 95 Ngm 084) · 1995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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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의 숙적이 등장합니다
전작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인물에게, 이 작품은 상대를 붙여 줬습니다. 붉은 머리에 보랏빛 불꽃을 쓰는 남자가 나타나 주인공과 같은 힘을 뒤틀린 형태로 휘두릅니다. 이 둘의 관계가 이후 몇 년간 시리즈 전체를 끌고 가는 축이 됩니다. 지금도 이 시리즈 하면 이 두 사람의 대립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킹오파 95(The King of Fighters '95)는 세 명으로 팀을 이뤄 차례로 싸우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전작의 뼈대는 그대로지만, 팀을 짜는 방식과 이야기의 무게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시리즈가 단순한 축제에서 연속된 이야기로 넘어가는 지점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팀을 직접 짤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나라별로 고정된 팀 중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편집 기능이 들어가, 원하는 캐릭터 세 명을 직접 뽑아 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끼리 묶을 수도 있고, 상성을 계산해 조합할 수도 있습니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큽니다. 고정 팀에서는 세 명 중 한 명이 손에 안 맞아도 어쩔 수 없이 써야 했는데, 이제는 자기 손에 맞는 셋만 고를 수 있습니다. 오락실에서 사람마다 자기 팀이 생기고, 그 조합이 곧 그 사람의 이름표가 됐습니다.

새로 들어온 인물들
숙적 캐릭터는 두 명의 동료와 함께 한 팀으로 등장합니다. 여기에 다른 게임에서 건너온 얼굴들도 새로 합류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습니다. 한국 팀은 전작에 이어 그대로 자리를 지킵니다.
최종 보스는 전작의 그 인물이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리치가 길고 돌진기가 험해서, 팀의 세 명을 전부 갈아 넣고도 못 잡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 보스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오락실에서 무용담처럼 돌던 시절입니다.

시스템의 손질
기본 조작은 전작과 같습니다. 다만 게이지를 모으는 방식과 초필살기를 쓰는 조건이 다듬어졌고, 체력이 적을 때 게이지 없이도 초필살기를 쓸 수 있는 여지가 생겨 역전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전체적인 속도도 조금 빨라졌습니다. 굴러 들어가는 회피와 점프의 종류를 활용해 거리를 좁히는 방식이 전작보다 다양해져서, 장풍만 던지며 버티는 전략이 예전만큼 통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붙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부터 시리즈에 본격적인 줄거리가 붙습니다. 주인공 가문과 숙적 가문 사이의 오래된 인연, 그 뒤에 숨은 존재에 대한 암시가 조금씩 깔리고, 그 이야기는 몇 년 뒤 한 작품에서 매듭지어집니다.
캐릭터에 사연이 생기니 대전에도 감정이 붙습니다. 그냥 강한 캐릭터를 고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으로 저 사람을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이 시리즈의 매력입니다. 그 시작이 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