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디우스 패미컴판
그라디우스 (Gradius Europe) · 1986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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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업을 내가 고른다
그라디우스가 슈팅의 흐름을 바꾼 지점은 화면 아래 늘어선 파워업 막대입니다. 적을 잡아 캡슐을 모으면 커서가 스피드업, 미사일, 더블, 레이저, 옵션, 실드 순으로 한 칸씩 이동하고, 원하는 자리에서 버튼을 눌러 그 능력을 얻습니다. 아이템을 주우면 정해진 무기가 붙는 게 아니라, 무엇을 언제 켤지 플레이어가 결정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같은 스테이지를 같은 실력으로 해도 사람마다 진행이 달라집니다. 스피드업을 두 번 켜서 기동력으로 푸는 사람이 있고, 캡슐을 아껴 옵션 두 개를 먼저 붙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신 한 번 죽으면 모든 강화가 사라지고 맨 몸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그라디우스에서 한 번의 죽음은 다른 슈팅보다 훨씬 뼈아픕니다.
빅 바이퍼와 박테리안
그라디우스(Gradius)는 코나미가 만든 횡스크롤 슈팅으로, 빅 바이퍼라는 전투기를 몰고 박테리안 제국의 침공을 막는 이야기입니다. 오락실판이 1985년에 나왔고, 패미컴판은 이듬해 가정용기에 맞춰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스테이지는 화산 지대, 스톤헨지, 모아이, 세포 지대처럼 성격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특히 거대한 석상이 링을 뱉어 내는 모아이 스테이지는 이 시리즈의 상징이 되어 이후 작품마다 계속 등장합니다. 각 스테이지 끝에는 요새의 코어가 기다리고, 껍질을 벗겨 안쪽 코어를 때리는 방식으로 싸웁니다.
옵션의 쓸모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강화는 옵션입니다. 내 기체를 따라다니는 작은 구체로, 내가 쏘는 것과 똑같은 탄을 그대로 쏩니다. 최대 네 개까지 붙일 수 있어서, 다 붙이면 화력이 다섯 배가 됩니다.
옵션은 내 이동 경로를 따라 뒤늦게 따라오기 때문에, 움직이는 방식에 따라 배치가 달라집니다.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면 옵션이 세로로 퍼져 넓은 범위를 덮고, 가만히 있으면 한 줄로 겹쳐 한 점에 화력을 몰아넣습니다. 보스전에서 코어를 빨리 부수려면 옵션을 겹쳐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패미컴판의 사정
패미컴판은 오락실판을 그대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화면에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적어서 지형과 적 배치가 간략해졌고, 스테이지 일부는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대신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슬로다운이 자주 걸려서, 역설적으로 탄을 피하기가 조금 수월합니다.
이 판에는 코나미 커맨드가 들어 있습니다. 일시정지 상태에서 위 위 아래 아래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B A를 입력하면 강화가 한 번에 붙습니다. 이 입력이 널리 알려진 계기가 바로 이 패미컴판 그라디우스였습니다.
지금 해 보면
초심자에게 권하는 순서는 스피드업 두 번, 미사일, 더블, 그다음 옵션입니다. 스피드업을 세 번 이상 켜면 기체가 너무 빨라져서 좁은 통로에서 벽에 박히는 사고가 늡니다. 두 번이 대체로 안정적인 지점입니다.
지형이 곧 함정인 스테이지가 많아서, 슈팅이지만 지형 외우기가 절반입니다. 죽으면 강화가 다 날아가는 규칙 탓에 진행이 막히기 쉬운데, 그 대신 강화가 다 붙었을 때의 압도적인 화력이 이 게임의 보상입니다. 한 판을 오래 유지하는 감각이 붙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정말 재미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