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코 120%
모모코 120% (Momoko 120) · 1986 · Jal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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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원래 다른 게임이 될 뻔했습니다. 자레코는 인기 애니메이션의 판권을 바탕으로 오락실 게임을 만들려 했는데, 결국 그 판권은 가정용 기기판에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락실판은 캐릭터와 설정을 바꿔 자체 작품으로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배경 음악입니다. 캐릭터는 바뀌었지만 그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은 그대로 남아서, 아는 사람이 들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모모코 120%(Momoko 120%)는 발판 액션 게임입니다. 소녀를 조종해 불이 난 건물 안에서 위로 올라가며 탈출하는 것이 기본 흐름이고, 도중에 나타나는 것들을 처리하며 아이템을 모읍니다.
불타는 건물을 오르는 구조
한 판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아래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발판을 뛰어 건너고 사다리를 타면서 층을 올라가는데, 아래에서는 불이 계속 번져 올라옵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시간 압박이 있습니다. 머뭇거리면 불이 따라붙기 때문에, 안전한 길을 찾느라 오래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방향이 분명하고, 그 위에 급함이 얹혀 있습니다.
동시에 아이템도 모아야 합니다. 아이템은 대체로 안전한 경로에서 벗어난 자리에 놓여 있어서, 그것을 챙길지 그냥 올라갈지를 매번 정해야 합니다. 이 저울질이 이 게임의 판단 요소입니다.
무대가 바뀌는 구성
무대는 계속 같지 않습니다. 유치원 같은 곳에서 시작해 여러 장소를 거치고, 마지막에는 결혼식장에 도착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소녀가 자라 가는 흐름을 무대로 표현한 셈입니다.
이런 구성 덕분에 화면이 계속 새로워집니다. 발판 액션은 자칫 같은 것을 반복하기 쉬운데, 배경과 등장하는 것들이 바뀌니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무대마다 지형의 성격도 다릅니다. 발판이 촘촘한 곳에서는 이동이 편하지만 도망칠 공간이 좁고, 넓게 벌어진 곳에서는 점프 실수가 치명적입니다. 무대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패는 점프 실수입니다. 서둘러 올라가려다 발판 사이에서 떨어지면 아래로 크게 밀려나고, 그동안 불은 계속 올라옵니다. 한 번의 실수가 여러 번의 손실로 이어집니다.
요령은 급할수록 정확하게 뛰는 것입니다. 발판 끝까지 걸어가서 뛰면 확실히 닿지만, 중간에서 뛰면 아슬아슬합니다. 시간이 아까워 보여도 위치를 맞춘 뒤 뛰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두 번째는 아이템 욕심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다 챙기려다 불에 따라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아이템을 포기하고 끝까지 가 보는 연습을 한 뒤, 경로가 익숙해지면 여유가 있는 자리의 것만 챙기는 식으로 늘려 가는 게 좋습니다.
자레코라는 회사
자레코는 1980년대 오락실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던 일본 회사입니다. 대형 회사만큼의 규모는 아니었지만 개성 있는 작품을 꾸준히 냈고, 특히 소재 선택에서 다른 회사와 다른 길을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게임도 그렇습니다. 오락실 액션 게임의 주인공이 대체로 남성 전사나 로봇이던 시기에 평범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눈에 띄는 선택이었습니다. 화면도 부드럽고 밝은 색으로 채워서, 옆에 놓인 다른 기계들과 확연히 구분되었습니다.
원래 노렸던 애니메이션 판권을 잃고도 게임을 그대로 완성시켰다는 점도 그 시절 개발 사정을 보여 줍니다. 이미 만들어 둔 것을 버릴 수 없으니 캐릭터만 바꿔 내보낸 것인데, 이런 일은 당시에 드물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이 게임은 일본 내수 중심으로 나왔고 국내 오락실에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원래 노린 애니메이션 자체가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경 음악을 알아듣는 사람도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게임을 접하면 배경 사정과 무관하게 순수한 발판 액션으로 만나게 됩니다. 조작이 단순하고 목표가 분명해서 몇 초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무대가 계속 바뀌니 다음 판을 보고 싶어집니다.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짜임새는 단단한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