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파티
몬스터 파티 (Monster Party USA) · 1989 · Ba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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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달라고 말하는 보스
이 게임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보스방 때문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거대한 새우튀김 두 마리가 서 있거나, 몸이 안 좋으니 그냥 끝내 달라고 말하는 상대가 앉아 있습니다. 힘겹게 준비하고 들어간 사람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데, 그 맥 빠짐이 이 게임의 정체성입니다.
밝은 색으로 그려 놓은 화면과 달리 분위기는 계속 어긋나 있습니다. 배경음악은 명랑한데 화면에는 목이 잘린 조각상이 서 있고, 귀여운 그림체의 적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다가옵니다. 이 어긋남을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는 잊히지 않는 게임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냥 이상한 게임으로 남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몬스터 파티(Monster Party)는 야구 배트를 든 소년이 괴물들의 세계를 돌아다니며 앞을 막는 것을 두들기는 옆으로 흐르는 액션 게임입니다. 집에 가던 소년 앞에 하늘에서 이상한 생물이 내려와 도와 달라고 하고, 그 길로 낯선 세계에 끌려가는 것이 시작입니다.
한 스테이지는 좌우로 이어진 길과 그 사이사이에 놓인 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문 안쪽에는 보스가 있거나 회복 약이 놓여 있고, 어떤 문은 아무것도 없이 그냥 닫힌 방입니다. 정해진 수의 보스를 처리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열쇠가 열리므로, 문을 부지런히 열어 보는 것이 진행 방식입니다.
배트와 날개
기본 무기는 배트입니다. 휘두르면 앞을 때리는데, 여기에 이 게임의 핵심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날아오는 탄을 배트로 정확히 맞히면 되받아쳐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이밍만 맞으면 상대의 공격이 그대로 상대에게 돌아가므로, 피하기만 해서는 어려운 구간이 갑자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변신이 있습니다. 아이템을 먹으면 소년이 함께 온 생물의 모습으로 바뀌어 날아다니며 탄을 쏠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조작이 되고, 발판이 까다로운 구간이나 상대가 공중에 있는 보스전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다만 지속 시간이 있어서 언제 쓸지가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지상에서는 되받아치기, 공중에서는 화력으로 밀어붙이기입니다. 막히는 구간이 나오면 대개 둘 중 하나를 안 쓰고 있는 경우입니다.
문 뒤의 보스들
보스는 하나같이 예상 밖입니다. 진지하게 덤벼드는 상대가 있는가 하면, 등장하자마자 이미 지쳐 있는 상대도 있고, 형태만 봐서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도 나옵니다. 공격 방식도 제각각이라 처음 보는 방에 들어갈 때마다 몇 초는 상황을 지켜보게 됩니다.
난이도 자체는 아주 높지 않습니다. 회복 약이 비교적 자주 나오고 되받아치기를 익히면 상당수 보스가 정리되기 때문에, 끝까지 가 보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진행 순서를 몰라 같은 자리를 맴도는 상황입니다. 문을 빠짐없이 열어 보고 다음으로 가는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일본에서는 나오지 않은 게임
이 게임은 일본 회사가 만들었지만 발매는 북미 쪽으로만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같은 시기 일본에서 패미컴을 하던 사람들에게도 낯선 이름이고, 자연히 국내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소프트는 아니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표현이 문제가 되어 화면이 손질된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 따라다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지금 남아 있는 판본만 보아도 이 게임이 원래 어디까지 가려고 했는지 짐작이 가는 구석이 있습니다.
지금 해 보면
패미컴에는 얌전한 액션 게임이 많았고, 그중에서 이 게임처럼 분위기가 어긋나 있는 것은 드뭅니다. 화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할수록 게임이 계속 김을 빼기 때문에, 처음부터 웃을 준비를 하고 켜는 편이 잘 맞습니다.
조작은 단순하고 한 판이 그리 길지 않아 부담도 적습니다. 배트를 휘두르는 감각과 되받아치기의 타이밍만 익히면 금방 진도가 나가고, 문을 하나씩 열어 다음에는 무엇이 나올지 확인하는 재미로 끝까지 가게 됩니다. 잘 만든 명작이라기보다는, 한 번 본 사람이 오래 기억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