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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X Men vs Street Fighter 961004 Euro) · 1996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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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을 한 팀으로 쓴다는 발상

오락실에서 이 기판 앞에 사람이 몰린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캐릭터를 두 명 고르고, 버튼 하나로 언제든 바꿔 넣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맞고 있는 도중에도 파트너를 불러 흐름을 끊고, 두 명이 동시에 튀어나와 화면을 가득 메우는 합체 초필살기까지 있었습니다. 일대일의 긴장으로 승부하던 그때까지의 대전 격투와 달리, 이 게임은 처음부터 물량과 화려함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엑스맨 VS 스파(X-Men vs Street Fighter)는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 캐릭터들과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세운 2대2 태그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두 명으로 팀을 짜서 상대 팀 두 명을 모두 쓰러뜨리면 승리합니다. 체력 게이지는 캐릭터마다 따로 있고, 교대해서 뒤로 물러난 쪽은 체력을 조금씩 회복하기 때문에 언제 바꾸고 언제 버티느냐가 그대로 승부가 됩니다.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양쪽 진영의 얼굴들

엑스맨 쪽에서는 사이클롭스, 울버린, 스톰, 로그, 갬빗, 주빌리, 세이버투스가 나오고 최종 보스 자리에 매그니토가 앉아 있습니다. 원작 만화의 능력을 그대로 옮겨 놓아서, 로그는 상대를 붙잡아 힘을 빨아들이고 스톰은 번개와 바람을 부르며 세이버투스는 짐승처럼 달려듭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쪽은 류, 켄, 춘리, 장기에프, 캐미, 달심에 아쿠마가 합류합니다. 익숙한 파동권과 승룡권이 그대로 나오지만 이 게임의 물리 법칙 안에서는 완전히 다른 무기가 됩니다. 화면 절반까지 떠오르는 점프와 길게 이어지는 공중 연속기 덕분에, 같은 기술도 훨씬 과장되게 움직입니다.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6)

화면 위로 솟구치는 싸움

이 게임의 감각을 결정하는 것은 슈퍼 점프입니다. 레버를 아래에서 위로 튕기면 캐릭터가 화면 위쪽까지 솟아오르고, 그 상태에서 공중 연속기를 넣으며 상대를 계속 띄워 둘 수 있습니다. 싸움의 무대가 바닥에서 공중으로 올라가 버린 셈입니다.

약한 공격부터 강한 공격까지 순서대로 이어 넣는 체인 콤보가 기본이고, 여기에 파트너 호출과 초필살기를 섞으면 한 번 잡힌 쪽이 오랫동안 손을 쓰지 못합니다. 균형으로 따지면 거친 게임이라 대회용으로는 말이 많았지만, 오락실에서 구경하기에 이만큼 시원한 화면도 드물었습니다.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6)

시리즈가 갈라져 나온 지점

캡콤은 이 게임 이전에 엑스맨 단독 대전작과 마블 슈퍼 히어로즈로 마블 캐릭터를 다뤄 왔습니다. 그 경험 위에 자사 간판인 스트리트 파이터를 합친 것이 이 작품이고, 여기서 자리 잡은 태그 시스템이 이후 마블 슈퍼 히어로즈 VS 스트리트 파이터와 마블 VS 캡콤 계열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가정용 이식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세가 새턴판은 확장 램 카트리지를 함께 써야 오락실에 가까운 모습이 나왔고, 그 카트리지가 없으면 태그 교대가 빠진 형태로 즐겨야 했습니다. 기판의 용량이 곧 게임의 뼈대였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