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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대 스파

엑스맨 대 스트리트 파이터 (X Men vs Street Fighter) · 1997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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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라는 발명

대전격투는 오랫동안 한 명 대 한 명이었습니다. 그 규칙을 캡콤이 1996년에 깼습니다. 캐릭터 두 명을 골라 한 팀으로 싸우고, 버튼 하나로 자리를 바꾸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무슨 소린지 몰랐지만, 화면 앞에서 한 번 교대를 성공시켜 보면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그 게임이 엑스맨 대 스파(X-Men vs. Street Fighter)입니다. 마블의 엑스맨 진영과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진영을 붙인 첫 작품이고, 이후 마블 대 캡콤으로 이어지는 계보의 출발점입니다. 여기 실린 것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긴 판입니다.

엑스맨 대 스파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두 명이 한 팀

팀 두 명 중 하나라도 쓰러지면 그 판은 끝납니다. 그래서 체력이 위험해진 캐릭터를 재빨리 뒤로 빼는 판단이 중요합니다. 뒤로 물린 캐릭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붉게 표시된 체력을 조금씩 되찾기 때문에, 교대를 잘 돌리는 쪽이 사실상 체력을 더 많이 들고 싸우는 셈이 됩니다.

교대에는 공격 판정이 붙어 있습니다. 상대가 기술을 지르는 순간에 맞춰 교대해 들어가면 그대로 반격이 됩니다. 여기에 두 캐릭터가 동시에 초필살기를 쏟아붓는 연출까지 있어서, 게이지가 가득 찼을 때의 긴장감이 남달랐습니다.

콤보가 길어진 이유

체인 콤보와 에어 콤보가 기본으로 깔려 있습니다. 지상에서 약공격부터 강공격까지 순서대로 이어 치고, 마지막에 띄운 뒤 점프해서 따라 올라가 공중에서 다시 두들깁니다. 상대는 그동안 손을 쓸 수 없습니다. 히트 수가 수십을 넘어가는 장면이 흔했고, 그게 이 시리즈의 인상을 결정지었습니다.

덕분에 한 번의 실수가 판 전체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견제와 심리전으로 조금씩 유리를 쌓는 스트리트 파이터 2 계열과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라고 봐야 합니다. 화끈한 대신 거칠고, 그 거친 맛으로 사람을 모았습니다.

출연진

엑스맨 쪽에서는 울버린, 사이클롭스, 스톰, 로그, 갬빗, 매그니토, 사브리투스, 주빌리 같은 얼굴이 나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쪽에서는 류, 켄, 춘리, 자책, 캐미, 달심, 아쿠마가 섰습니다. 만화 원작을 몰라도 캐릭터가 워낙 화려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울버린의 발톱 연타와 매그니토의 자기장 기술은 화면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릅니다. 반대로 자책 같은 덩치 캐릭터는 한 방 잡으면 크게 가져가는 방식이라 팀을 어떻게 짜느냐로 운영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남긴 것

이 작품에서 만들어진 태그와 화력 중심 설계는 이후 마블 슈퍼 히어로즈 대 스트리트 파이터, 마블 대 캡콤, 그리고 3대3으로 확장된 마블 대 캡콤 2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도 마블 대 캡콤 시리즈를 말할 때 첫 장에 놓이는 게 이 게임입니다.

가정용 이식은 당시 하드웨어 한계로 두 캐릭터를 동시에 화면에 세우는 부분에서 손해를 봤지만, 게임의 뼈대인 태그 운영과 긴 콤보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