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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드래곤스 트랩

원더 보이 드래곤스 트랩 (Wonder Boy the Dragon S Trap USA Europe) · 1992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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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보스를 잡자마자 저주에 걸립니다

보통 게임은 보스를 잡으면 보상이 나옵니다. 이 게임은 반대입니다. 시작하자마자 만나는 용을 쓰러뜨리는 순간, 주인공이 저주에 걸려 도마뱀 인간으로 변합니다. 검을 든 늠름한 모습이 사라지고 초록색 도마뱀이 되어 마을로 돌아가는 그 장면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됩니다.

사람으로 돌아가려면 저주를 푸는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몸은 계속 바뀝니다. 도마뱀에서 생쥐로, 다시 피라냐로, 사자로, 매로 변합니다. 각 형태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서, 몸 자체가 열쇠 꾸러미가 됩니다.

이 게임은 원더보이 드래곤 트랩(Wonder Boy: The Dragon's Trap)입니다. 옆으로 흐르는 화면을 달리고 뛰며 적을 베는 액션이지만, 장비를 사서 갈아입고 하나로 이어진 지도를 돌아다닌다는 점에서 액션 RPG에 가깝습니다.

원더보이 드래곤스 트랩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기어 (1992)

몸이 바뀌면 갈 수 있는 곳이 바뀝니다

도마뱀은 입에서 불을 뿜습니다. 생쥐는 작고 가벼워서 좁은 틈으로 들어가고 특정 벽면에 달라붙어 오를 수 있습니다. 피라냐는 물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쳐, 다른 형태로는 들어가지도 못하던 수중 구역이 열립니다. 사자는 검을 아래로 휘둘러 발밑의 블록을 부수고, 매는 하늘을 날아 어디로든 갑니다.

그래서 막힌 길을 만나면 대개 지금 몸으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다른 형태를 얻고 나서 예전에 지나쳤던 자리로 돌아가면, 그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 열려 있습니다. 지도 전체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이 되짚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원더보이 드래곤스 트랩 플랫폼 게임 화면 2 - 게임기어 (1992)

장비와 상점

적을 잡으면 돈이 떨어지고, 마을 상점에서 검과 갑옷과 방패를 삽니다. 장비를 바꾸면 캐릭터의 겉모습이 바로 달라져서, 새로 산 갑옷을 입고 나온 자기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방어구에 따라 특정 공격을 막을 수 있게 되기도 해서, 무엇을 사느냐가 진행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체력은 하트로 표시되고, 최대치를 늘려 주는 아이템이 지도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걸 부지런히 찾아 두면 후반 난이도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반대로 직진만 하면 보스 앞에서 금방 쓰러집니다.

숨겨진 방과 상점도 여럿 있습니다. 벽처럼 보이는 자리에 실은 문이 있거나, 특정 지점에서만 나타나는 상인이 있어서 구석구석 살펴보는 사람에게 보상이 돌아갑니다.

휴대용으로 옮겨진 판

이 게임은 여러 세가 기종으로 나왔고, 휴대용 기기에서도 같은 모험을 그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화면이 작아진 만큼 시야가 좁아져서 앞을 미리 보기 어려워지지만, 지도 구조와 변신 체계는 그대로라 원래의 재미가 살아 있습니다.

저장 방식으로 긴 비밀번호를 적어 두던 시절의 게임이라, 종이에 적어 놓은 문자열을 잃어버려 처음부터 다시 한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지금 다시 해 봐도 구조가 잘 짜여 있습니다. 어디가 막혔는지, 무엇이 필요한지가 대체로 논리적으로 이어져서 헤매다가도 결국 답을 찾게 됩니다. 원더보이라는 이름을 단 여러 작품 중에서도 완성도로 자주 꼽히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