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기어 2
탑 기어 2 (Top Gear 2 USA) · 1994 · Ke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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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으로 차를 키우는 레이싱
레이싱 게임에서 완주가 곧 끝이 아니라는 걸 알려 준 작품입니다. 결승선을 통과하면 순위에 따라 상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다음 경기에 나설 차를 손봅니다. 엔진을 올릴지, 타이어를 바꿀지, 아니면 다음 코스가 길 테니 연료통부터 키울지를 매번 고민하게 됩니다.
덕분에 한 판 한 판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이어집니다. 앞 경기에서 등수를 놓치면 다음 경기 준비가 빠듯해지고, 그 상태로 또 밀리면 회복이 어려워집니다. 초반 몇 경기를 어떻게 붙잡느냐가 시즌 전체를 좌우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탑 기어 2(Top Gear 2)는 운전석 뒤에서 차를 내려다보는 3인칭 시점의 레이싱 게임입니다. 세계 각지를 도는 코스를 순서대로 달리며 순위를 쌓고, 그 사이사이 차량을 개조해 나갑니다.
조작은 가속과 브레이크, 좌우 조향에 니트로가 더해진 정도로 간결합니다. 니트로는 정해진 횟수만 쓸 수 있어서, 직선 구간 어디에서 터뜨릴지 고르는 것 자체가 실력이 됩니다. 코너 앞에서 아깝다고 아끼다 보면 결국 한 번도 못 쓰고 경기가 끝나기도 합니다.
세계를 도는 코스
코스는 나라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곧게 뻗은 고속 구간이 이어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좁은 굽이가 연달아 나오는 시가지도 있습니다. 눈이나 비가 내리는 코스에서는 접지력이 떨어져서 평소처럼 코너에 들어가면 그대로 미끄러집니다.
특히 야간 코스는 시야가 짧아 다음 굽이를 미리 읽기 어렵습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속도를 조금 줄이고 안쪽 라인을 잡아 두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코스를 외우기 전까지는 완주 자체가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연료와 손상, 관리하는 재미
이 게임의 또 다른 축은 관리입니다. 연료는 달릴수록 줄어들고, 다른 차나 벽에 부딪히면 차가 상합니다. 손상이 쌓이면 최고 속도가 떨어지고 조향이 무뎌집니다.
그래서 무리한 추월이 늘 이득은 아닙니다. 한 대를 억지로 제치다 벽을 긁으면, 그 뒤로 남은 랩 내내 느려진 차를 끌고 가야 합니다. 앞차 뒤에 붙어 따라가다 확실한 직선에서 한 번에 빠져나오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오래 붙잡게 되는 이유
한 경기 자체는 몇 분이면 끝납니다. 그런데 상금과 개조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다음 경기만 더 하자는 마음으로 자꾸 시간을 쓰게 됩니다. 차가 조금씩 빨라지는 감각이 눈에 보이는 게 가장 큰 동력입니다.
둘이서 화면을 나눠 붙을 수도 있어서, 옆자리에 사람을 앉혀 두고 하면 또 다른 게임이 됩니다. 순수한 속도 경쟁보다 준비와 판단이 승부를 가르는 쪽을 좋아한다면 오래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