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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폴 (게임보이컬러)

피트폴 비욘드 더 정글 (Pitfall Beyond the Jungle USA Europe) · 1998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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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를 뛰어넘는 그 게임의 후손

피트폴이라는 이름은 게임 역사에서 꽤 묵직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1980년대 초, 아직 화면에 캐릭터 하나 제대로 그리기도 어렵던 시절에 정글을 가로지르며 구덩이를 뛰어넘고 덩굴에 매달리는 게임을 내놓았고, 그 단순한 구성이 이후 횡스크롤 액션의 원형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화면을 넘기며 앞으로 나아가고, 발밑을 조심하고, 타이밍을 재서 뛴다는 문법이 여기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 계보를 휴대용 기기로 가져온 판입니다. 오래된 이름을 달고 나왔지만 당시 기준의 화면과 조작으로 다시 만든 것이라, 원조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반가움이,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정글 액션이 됩니다.

피트폴 (게임보이컬러)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1998)

어떤 게임인가

피트폴(Pitfall: Beyond the Jungle)은 옆에서 보는 화면의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밀림 깊은 곳을 헤치고 나아가며, 발판을 밟고 덩굴을 잡고 물웅덩이와 구덩이를 넘습니다.

조작은 익숙한 구성입니다. 좌우 이동과 점프가 중심이고, 덩굴이나 밧줄에 매달려 반동을 이용해 건너는 동작이 더해집니다. 정글이라는 무대 특성상 발판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경우가 드물고, 매달리고 떨어지고 다시 잡는 흐름이 계속 이어집니다.

적으로는 밀림에 있을 법한 생물들이 나옵니다. 대부분은 정해진 길을 오가거나 제자리에서 방해하는 식이라, 외워 두면 피할 수 있습니다. 정면으로 맞붙어 이기는 것보다 지나갈 틈을 찾는 쪽이 훨씬 이득인 구성입니다.

뛰는 법을 익히는 시간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것은 점프의 거리입니다. 달리다가 뛰는 것과 제자리에서 뛰는 것의 차이가 크고, 그 차이를 모르면 아무것도 없는 자리에서 자꾸 떨어집니다. 초반 안전한 구간에서 몇 번 시험해 보며 감을 잡아 두면 뒤가 편합니다.

덩굴에 매달릴 때는 조급함이 가장 큰 적입니다. 잡자마자 놓으려 하면 힘을 못 받아 아래로 떨어집니다. 흔들림이 앞쪽으로 올라가는 순간에 놓아야 멀리 갑니다. 이 리듬은 몇 번만 해 보면 몸에 붙습니다.

떨어졌을 때 곧바로 끝나는 구간과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섞여 있습니다. 아래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면 무턱대고 뛰어내리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가장자리에 서서 아래를 살피는 짧은 여유가 결국 시간을 아껴 줍니다.

난이도가 튀는 지점

앞부분은 길이 비교적 넓고 실수해도 회복할 여지가 있습니다. 문제는 중반 이후입니다. 발판이 좁아지고, 움직이는 발판과 적이 같은 자리에 겹쳐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나만 처리해도 되는 상황이 둘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욕심을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한 번에 여러 칸을 건너뛰려 하기보다, 안전한 자리에서 잠시 멈춰 적의 움직임 주기를 보고 빈틈이 생겼을 때 한 칸씩 옮깁니다. 서두르지 않는 것이 이 구간에서 가장 확실한 요령입니다.

체력과 남은 기회가 넉넉하지 않으므로, 회복 수단이 보이면 당장 급하지 않아도 챙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뒤로 돌아가서 다시 얻기 어려운 배치가 많기 때문입니다.

휴대용으로 옮겨진 고전

오래된 이름을 새 기기로 가져오는 작업에는 늘 고민이 따릅니다. 원조의 단순함을 그대로 두면 요즘 기준으로 심심하고, 요소를 많이 넣으면 원래의 맛이 사라집니다. 이 작품은 대체로 중간을 택했습니다. 덩굴과 구덩이라는 상징적인 요소는 남겨 두고, 화면 구성과 동작을 당시 수준으로 다듬었습니다.

그 결과 아주 새롭지도, 완전히 옛날 것도 아닌 게임이 되었습니다. 평가가 크게 갈릴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짧게 잡아 몇 구간 넘어 보기에는 무난합니다.

국내에서는 이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원조가 국내 오락실 시대보다 앞선 데다 가정용 기기로 나온 물건이라, 이름 자체가 낯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처음 해 보면 선입견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화면 속 밀림이 그리 넓지는 않아도, 덩굴을 잡고 건너가는 순간의 감촉만큼은 이름값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