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맨 5
록맨 5 (Mega Man 5 Europe) · 1992 · Capcom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형이 적이 되어 나타납니다
시리즈를 따라온 사람에게 이 작품의 도입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동안 위기의 순간마다 휘파람 소리와 함께 나타나 도와주던 노란 스카프의 블루스가, 이번에는 록맨을 공격하는 쪽에 서 있습니다. 라이트 박사가 납치되고, 그 배후로 지목된 것이 다름 아닌 그 형이었습니다.
늘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인물이 정면에서 적으로 서는 전개는 시리즈 안에서도 손에 꼽히는 장면입니다. 물론 그 뒤에는 사연이 있고, 끝까지 가면 진상이 밝혀집니다.
록맨 5(Mega Man 5)는 여덟 명의 보스를 골라 순서대로 격파하고 그 능력을 빼앗아 다음 상대에게 쓰는 액션 게임입니다. 시리즈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따르면서, 새로운 요소를 몇 가지 더했습니다.
슈퍼 애로우와 차지 샷
이번 작품의 록 버스터는 모아 쏘는 차지 샷이 전작보다 커지고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특수 무기 없이 기본 무기만으로도 상당히 버틸 만합니다.
새로 들어온 대표적인 무기는 화살 모양의 슈퍼 애로우입니다. 쏘면 앞으로 날아가는데, 벽에 박히면 그 위에 올라탈 수 있습니다. 발판이 없는 구간을 이 화살로 만들어 건너가는 활용이 가능해서, 무기이면서 동시에 이동 수단이 됩니다. 무기를 이동에 쓰는 이런 발상은 시리즈가 계속 발전시켜 온 부분입니다.
보스에게서 얻는 무기는 각각 성질이 뚜렷합니다. 화면을 덮는 것, 지형을 따라 흐르는 것, 방패처럼 몸을 감싸는 것이 있어서, 어떤 보스에게 무엇이 잘 통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이 시리즈의 핵심 재미입니다. 순서를 잘 잡으면 어려운 보스도 몇 초 만에 정리됩니다.
비트를 모으는 재미
이 작품에는 각 스테이지에 알파벳이 적힌 아이템이 숨어 있습니다. 이것을 모두 모으면 조력자 로봇을 쓸 수 있게 되는데, 이 로봇은 전투 중에 나타나 적에게 달라붙어 움직임을 방해합니다.
숨겨진 아이템은 대체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에 있습니다. 위쪽 통로나 함정 너머처럼 그냥 지나가면 놓치기 쉬운 곳이라, 스테이지를 꼼꼼히 뒤지게 만듭니다. 한 번에 다 모으지 못해도 다시 들어가 챙길 수 있어서, 스테이지를 여러 번 도는 이유가 됩니다.
라이트 박사가 만들어 주는 보조 로봇도 여전히 있습니다. 발판이 되어 주거나 위로 올려 보내 주는 식으로 이동을 돕고, 이 도움 없이는 닿을 수 없는 자리가 곳곳에 있습니다.
여덟 스테이지와 그 뒤
여덟 보스의 스테이지는 저마다 뚜렷한 색을 갖고 있습니다. 물속을 오가는 곳, 중력이 이상하게 작용하는 곳,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하는 곳이 있고, 각 스테이지의 장치가 그 보스의 성격과 이어집니다.
여덟을 모두 정리하면 후반부가 열립니다. 여기서는 앞서 상대한 보스들과 다시 겨루는 구간이 나오고, 그 뒤에 진짜 최종 결전이 기다립니다. 후반 스테이지는 발판과 함정의 난이도가 크게 올라가서, 무기 에너지를 아껴 두는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패미컴 말기의 완성도
이 시리즈는 패미컴에서 여러 편이 이어지며 조금씩 다듬어졌고, 5편에 이르면 조작과 연출 모두 상당히 안정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크기와 배경 표현, 음악의 밀도 모두 이 기기에서 뽑아낼 수 있는 수준에 가깝습니다.
시리즈의 음악은 특히 평가가 높은데, 5편에도 오래 기억되는 곡이 여럿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도는 게임인 만큼 음악이 지겨워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 부분을 잘 해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