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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브라더스

마리오 브라더스 (Mario Bros Us Revision G) · 1983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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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가 배관공이라는 설정이 화면 안에서 실제로 쓰인 것은 이 게임이 처음입니다. 무대는 지하 하수도, 적은 파이프를 타고 올라오고, 주인공은 그 파이프 사이를 오르내리며 아래층에서 위층 바닥을 머리로 들이받습니다. 앞서 나온 작품에서 마리오는 그저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이었지만, 여기서 비로소 초록 파이프와 배관공이라는 그림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시리즈의 시각적 어휘가 이 좁은 고정화면 한 장에서 정리된 셈입니다.

마리오 브라더스(Mario Bros.)는 화면이 스크롤되지 않는 고정화면 액션입니다. 4층으로 나뉜 발판 위에 파이프에서 나온 적이 좌우로 걸어 다니고, 플레이어는 적이 밟고 선 바닥의 바로 아래층으로 가서 점프해 천장을 들이받습니다. 충격을 받은 적은 뒤집혀 배를 드러내고, 그 상태에서 몸으로 부딪치면 화면 밖으로 걷어차 처치합니다. 화면의 적을 모두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고, 판이 올라갈수록 나오는 수와 속도가 붙습니다.

마리오 브라더스 플랫폼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3)

뒤집고 차는 두 박자

이 게임의 조작은 단순하지만 박자가 있습니다. 적을 직접 밟아 죽이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한 번 쳐서 뒤집고, 위로 올라가 몸으로 밀어내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 두 박자 사이에 시간 제한이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뒤집힌 적은 잠시 뒤 스스로 일어나는데, 일어난 직후에는 색이 바뀌면서 이동 속도가 한 단계 빨라집니다. 쳐 놓고 늑장을 부리면 오히려 더 위험한 적을 만들어 낸 꼴이 됩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의 화면은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눕혀 놓고 위층으로 뛰어올라 한 줄로 쓸어 담는 모양이 됩니다. 같은 층에 뒤집힌 적이 여러 마리 있을 때 연달아 밀어내면 점수가 올라가므로, 굳이 한 마리씩 처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욕심을 부려 세 마리, 네 마리를 눕혀 두면 그중 하나가 먼저 일어나 뒤에서 덮치는 일이 생깁니다. 몇 마리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가 실력의 척도입니다.

마리오 브라더스 플랫폼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3)

적의 종류와 성격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거북 계열로, 한 번 치면 뒤집히는 가장 무난한 상대입니다. 다음으로 나오는 게는 성격이 다릅니다. 한 번 들이받으면 뒤집히지 않고 화를 내며 빨라지고, 두 번째로 들이받아야 비로소 넘어갑니다. 게가 섞여 나오기 시작하면 무심코 한 번 치고 위로 올라갔다가 그대로 부딪히는 사고가 잦아집니다.

파리 계열의 적은 바닥을 걷지 않고 통통 튀어 다닙니다. 공중에 떠 있는 순간에는 바닥을 쳐도 반응하지 않으므로, 착지 타이밍에 맞춰 아래층에서 쳐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일정 조건에서 등장하는 불덩이는 뒤집을 수 없고 그저 피해야 하는 방해물입니다. 불덩이가 화면을 가로지르는 동안에는 무리하게 처리하려 들기보다 층을 옮겨 가며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리오 브라더스 플랫폼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3)

화면 아래의 장치들

발판 아래에는 POW 블록이 놓여 있습니다. 아래에서 이 블록을 들이받으면 화면에 있는, 바닥에 발을 붙이고 있는 적이 전부 한꺼번에 뒤집힙니다. 세 번 쓰면 사라지므로 아무 때나 쓰기는 아깝고, 적이 여럿 몰려 수습이 안 될 때 남겨 두었다가 쓰는 것이 정석입니다. 위기 탈출용이자 점수 벌이용이라 언제 꺼내느냐가 판 전체의 흐름을 가릅니다.

화면 양옆은 뚫려 있어서 한쪽 끝으로 걸어 나가면 반대편에서 나옵니다. 적도 마찬가지로 이 통로를 씁니다. 구석에 몰렸다고 생각한 순간 옆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있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안전하다고 여긴 구석으로 적이 불쑥 들어오기도 합니다. 몇 판마다 한 번씩 나오는 보너스 판에서는 적 없이 동전만 모으는데, 여기서 시간을 다 쓰기 전에 전부 먹으면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두 사람이 붙는 판

동전 투입구가 둘인 이 게임은 2인 동시 플레이가 실제로 재미를 만들어 낸 초기 사례입니다. 마리오와 루이지가 같은 화면에서 함께 적을 처리하지만, 둘 사이에 충돌 판정이 있어서 상대를 밀칠 수 있습니다. 협력해서 양쪽에서 적을 몰아넣을 수도 있고, 상대가 애써 뒤집어 놓은 적을 가로채 점수만 챙길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밀어서 적 쪽으로 떨어뜨리는 짓궂은 장난도 가능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오락실에서는 협력과 훼방이 뒤섞인 어수선한 판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사이가 좋을 때는 한쪽이 눕히고 한쪽이 걷어차는 분업이 되지만, 판이 급해지면 서로 발판을 뺏느라 둘 다 죽는 결말도 흔했습니다. 형제가 함께 나오는 시리즈의 관습이 이 화면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첫 만남이 협력만은 아니었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오래 남은 고정화면

이 작품은 이식판과 수록판이 유난히 많은 게임입니다. 가정용 기기와 휴대용 기기로 여러 번 옮겨졌고, 이후 시리즈 본편 안에 대전용 부록처럼 통째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스크롤 액션이 주류가 된 뒤에도 이 고정화면 구조가 계속 살아남은 것은, 한 화면 안에서 승부가 나는 짧고 명확한 규칙 덕분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초록 파이프와 배관공 형제가 등장하는 화면 그 자체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나온 스크롤 액션에 밀려 전용 기판을 오래 보기는 어려웠지만, 여러 합본 기판과 가정용 이식을 통해 계속 눈에 띄었습니다. 규칙을 설명하는 데 십 초면 충분하고, 두 사람이 앉으면 곧바로 다툼이 시작되는 구조라 세대를 건너뛰어도 잘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