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팬서
액트 팬서 (Act Fancer Cybernetick Hyper Weapon World Revision 2) · 1989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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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때마다 주인공이 되돌아갑니다
보통의 액션 게임은 아이템을 먹으면 총알이 늘어납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의 몸 자체가 바뀝니다. 파워업을 먹으면 사람 모습이던 주인공이 갑옷을 두른 전사로, 다시 더 육중한 사이보그로 겉모습을 갈아입고 공격 방식까지 통째로 달라집니다. 반대로 적에게 맞으면 한 단계 전으로 되돌아갑니다. 죽지는 않았는데 약해져 있는, 묘하게 초조한 상태가 계속됩니다.
액트 팬서(Act-Fancer Cybernetick Hyper Weapon)는 이 변신과 퇴화를 축으로 삼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을 조종해 스테이지 끝까지 나아가며 몰려오는 기계 병기와 생체 병기를 처리하고, 마지막에 기다리는 보스를 넘기면 다음 무대로 이어집니다.
형태가 곧 전략입니다
가장 약한 형태에서는 사거리가 짧아 적에게 바짝 붙어야 합니다. 한 단계 올라가면 공격이 앞으로 뻗기 시작하고, 최종 형태에서는 화면의 상당 부분을 덮는 화력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실질적인 목표는 스테이지를 넘기는 것보다 형태를 유지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한 대만 맞아도 단계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잘 나가다 잔챙이 하나에 스치면 바로 아랫단계로 내려가고, 약해진 상태로 더 강한 구간을 만나 다시 맞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욕심을 내기보다 안전한 위치에서 적을 하나씩 걷어내는 쪽이 오래 갑니다.
무대의 결
배경은 폐허가 된 도시와 기계로 뒤덮인 시설, 유기적인 형태의 생체 구조물 사이를 오갑니다. 1980년대 후반 데이터 이스트 특유의 어둡고 끈적한 그림체가 잘 드러나는 화면이라, 같은 시기의 밝은 액션 게임들과는 인상이 꽤 다릅니다.
적 배치도 친절하지 않습니다. 화면 밖에서 갑자기 들어오거나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배치가 많아서, 처음 보는 구간은 대체로 한 번 죽고 나서 외우게 됩니다. 대신 패턴이 정해져 있어 한 번 외우면 그대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동시대의 유명작들에 밀려 이름이 크게 남지는 않았지만, 변신 단계가 곧 체력이자 화력이라는 구조는 지금 봐도 독특합니다. 체력 게이지 대신 겉모습이 상태 표시가 되는 셈이라, 내가 지금 얼마나 위태로운지가 화면만 봐도 바로 읽힙니다.
두 사람이 함께 붙을 수도 있어서, 한 명이 앞을 뚫고 다른 한 명이 뒤로 새는 적을 정리하는 식으로 나누면 훨씬 수월합니다. 서로 형태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사실상 협동의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