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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맨 2 (게임보이컬러)

레이맨 2 (Rayman 2 the Great Escape Europe En Fr de Es It) · 2000 · Ubi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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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레이맨을 처음 본 사람은 대개 같은 데서 멈칫합니다. 팔다리가 몸통에 붙어 있지 않고 공중에 떠 있기 때문입니다. 목도 없고 관절도 없이 손과 발만 따로 움직이는 이 캐릭터는, 원래 기계의 처리 부담을 줄이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나온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제약이 오히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레이맨 2(Rayman 2: The Great Escape)의 게임보이 컬러판은 이 캐릭터를 작은 화면 안에 옮겨 놓은 플랫폼 액션입니다. 옆에서 본 화면을 따라 뛰고, 매달리고, 주먹을 날려 적을 물리치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같은 제목의 거치형 판은 3차원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쪽은 2차원으로 다시 만든 별개의 물건이라, 두 게임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붙잡으면 처음에 당황하게 됩니다.

레이맨 2 (게임보이컬러)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2000)

주먹을 날려 싸운다

이 게임에서 공격은 주먹을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손이 몸에서 떨어져 있다는 설정이 그대로 조작이 된 셈인데, 덕분에 근접전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겨누는 싸움이 됩니다. 적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쏘아 두는 것이 기본이고, 붙어 버리면 오히려 불리합니다.

주먹을 모아서 세게 날릴 수도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힘이 실리는데, 그동안 몸은 움직이지 못하거나 느려지므로 안전한 자리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단단한 적을 만났을 때 일반 공격으로 계속 두들기는 것보다 한 발 제대로 모아서 보내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뛰고 매달리는 이동

플랫폼 게임인 만큼 이동에서 승부가 납니다. 주인공은 머리카락을 돌려 잠깐 공중에 머무를 수 있는데, 이것이 이 시리즈 이동의 핵심입니다. 점프가 부족하다 싶을 때 이 활공을 붙이면 거리가 확 늘어나므로, 발판이 멀어 보여도 포기하지 말고 뛰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이 활공을 믿고 계속 공중에 떠 있으려 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떠 있는 동안에는 방향을 크게 바꾸기 어렵고, 그 사이 아래나 옆에서 날아오는 것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활공은 거리를 늘리는 용도지 피하는 용도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패는 발판을 잘못 읽는 것입니다. 화면이 작다 보니 발판 끝이 어디까지인지 눈으로 가늠하기 어렵고, 한 칸 차이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서두르지 말고 발판 끝까지 걸어가 확인한 뒤 뛰는 습관을 들이면 이런 죽음이 크게 줄어듭니다.

또 하나는 모으는 것들에 욕심을 내다가 당하는 경우입니다. 길에서 벗어난 위험한 자리에 일부러 놓여 있는 것들이 있는데, 체력이 넉넉하지 않을 때는 그냥 지나가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일단 한 번 끝까지 가 본 뒤에 다시 돌아와 챙기는 쪽이 마음이 편합니다.

작은 화면에 옮기는 일

3차원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흑백에 가까운 좁은 화면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판은 그대로 축소하는 대신 아예 2차원 플랫폼 게임으로 다시 설계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무대 구성도 다르고 진행 순서도 다르지만,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특유의 밝고 기묘한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게임보이 컬러는 성능이 넉넉하지 않은 기기였는데도, 배경과 캐릭터의 인상을 살려 놓은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색이 많지 않아도 레이맨 특유의 실루엣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그 점이 이 이식판의 성과입니다.

지금 해 보면

국내에서 레이맨은 오락실보다는 가정용 기기와 컴퓨터 쪽에서 이름이 알려진 편입니다. 널리 유행한 축은 아니지만, 한 번 본 사람은 캐릭터 생김새 때문에 오래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붙잡아 보면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이 시절 휴대용 플랫폼 게임들이 대체로 그랬듯 실수 한 번의 대가가 크고, 같은 구간을 여러 번 반복하게 됩니다. 대신 조작 자체는 정직해서,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가 분명합니다. 그 점이 계속 다시 시도하게 만드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