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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맨 7 유럽판

록맨 7 (Megaman Vii Europe) · 1995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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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미컴을 떠난 록맨

록맨 본가 시리즈는 1편부터 6편까지 전부 패미컴에서 나왔습니다. 다음 세대 기기가 이미 자리를 잡은 뒤에야 나온 이 7편은 시리즈가 처음으로 슈퍼패미컴으로 넘어온 작품입니다. 캐릭터가 눈에 띄게 커지고 색이 진해졌으며, 배경도 훨씬 촘촘해졌습니다. 익숙한 록맨의 규칙은 그대로인데 화면만 화려해진 그 느낌이 이 작품의 첫인상입니다.

록맨 7(Rockman 7)은 캡콤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여덟 보스를 원하는 순서로 골라 물리치고, 이긴 보스의 무기를 빼앗아 다른 보스의 약점을 찌르는 구조는 시리즈 내내 이어져 온 그대로입니다. 와일리 박사가 다시 일을 벌이고 록맨이 이를 막으러 나섭니다.

록맨 7 유럽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5)

여덟 스테이지, 그리고 순서

스테이지 선택 화면은 처음부터 여덟 개가 다 열려 있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넷을 먼저 열어 주고, 그것을 끝내면 나머지 넷이 열리는 방식을 씁니다. 각 보스는 다른 보스의 무기에 유독 약하게 반응하므로, 약점 순서를 찾아내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스테이지 자체도 개성이 강합니다. 얼어붙은 구간, 무너지는 발판, 컨베이어 벨트, 물속처럼 각기 다른 규칙을 걸어 두고 그에 맞는 조작을 요구합니다. 처음에는 죽으면서 지형을 외우고, 익숙해지면 흐름을 끊지 않고 달려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록맨 7 유럽판 플랫폼 게임 화면 2 - 슈퍼 패미컴 (1995)

슬라이딩과 차지, 그리고 러시

웅크린 채 앞으로 미끄러지는 슬라이딩과, 버튼을 눌러 모았다가 쏘는 차지 샷은 이 무렵 시리즈의 기본기입니다. 여기에 개 로봇 러시를 불러 발판이나 이동 수단으로 쓰는 것도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스테이지 곳곳에 숨겨진 나사를 모아 상점에서 물건을 사는 요소도 있습니다. 체력 회복 아이템, 목숨, 특수한 보조 장비를 구할 수 있어서, 어려운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장을 봐 두면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 나사를 찾겠다고 스테이지 구석구석을 뒤지게 되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입니다.

블루스와 포르테

시리즈의 조연들도 자리를 지킵니다. 휘파람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블루스는 여기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고,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하는 포르테는 록맨과 비슷하면서도 성격이 정반대인 인물로 이야기에 긴장을 만듭니다.

마지막 와일리 성은 시리즈 전통대로 여러 층으로 되어 있고, 앞서 물리친 보스들과 다시 붙는 구간도 나옵니다. 최종전의 난이도가 상당해서, 특수 무기를 어떤 순서로 쓸지 준비하지 않으면 오래 고생하게 됩니다.

시리즈에서의 자리

7편은 시리즈 안에서도 평가가 갈리는 편입니다. 캐릭터가 커진 만큼 화면에 보이는 범위가 줄어 답답하다는 지적이 있고, 반대로 도트 표현과 음악에서 슈퍼패미컴다운 화려함을 잘 살렸다는 평도 있습니다.

록맨을 패미컴 시절로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게임이 어떻게 옷을 갈아입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록맨 X 계열부터 접한 사람에게는 본가 시리즈 특유의 느긋하고 정직한 액션이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