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 패밀리
아담스 패밀리 (Addams Family the Europe) · 1993 · Flying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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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 안을 돌아다니는데 문을 열 때마다 방이 이상합니다. 바닥이 없거나, 가구가 공격해 오거나, 계단이 엉뚱한 층으로 이어집니다. 지도를 못 그리면 같은 복도를 몇 바퀴씩 도는데, 이 게임은 그 헤매는 감각 자체를 재미로 삼습니다. 원작 영화의 그 기묘한 저택이 미로가 되어 통째로 게임이 된 셈입니다.
아담스 패밀리(Addams Family the)는 저택 안을 탐험하며 흩어져 있는 가족들을 구하는 액션 플랫폼 게임입니다. 고메즈를 조작해 방과 방을 오가고, 발판을 뛰어넘고 적을 피하면서 다음 구역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는 구조입니다.
저택이 곧 스테이지
이 게임에는 스테이지 번호가 순서대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저택이라는 하나의 큰 공간이 있고, 그 안의 문과 계단으로 구역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대체로 플레이어가 정하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됩니다.
구역마다 분위기가 다릅니다. 정원, 부엌, 지하, 냉동실, 다락처럼 성격이 갈리는 공간이 있고 각각 나오는 적과 장애물도 다릅니다. 미끄러운 바닥이 있는 구역에서는 관성 때문에 발판 끝에서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미끄러져 떨어집니다.
공격 수단은 처음에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적을 밟거나 피해 다니는 방식이고, 특정 아이템을 얻어야 던져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싸우는 게임이라기보다 피하며 지나가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길을 찾는 요령
가장 먼저 할 일은 갈 수 있는 문을 하나씩 다 열어보는 것입니다. 막힌 것처럼 보이는 구역도 어딘가에서 얻은 물건이나 능력을 챙긴 뒤에 다시 오면 열립니다. 진행이 막혔다는 느낌이 들면 새 길을 찾기보다 이미 지나온 구역에서 놓친 문이 없는지 되짚는 편이 빠릅니다.
목숨 아이템을 챙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게임은 실수 한 번에 목숨이 바로 줄어드는 데다 저택이 넓어서, 목숨이 떨어지면 되돌아가는 거리가 아깝습니다. 눈에 띄는 회복과 목숨 아이템은 위치를 기억해 두고 필요할 때 가져오는 편이 좋습니다.
지도를 그리는 것을 권합니다. 방과 방의 연결이 직관적이지 않아서, 어느 문이 어디로 이어졌는지를 적어두지 않으면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돌게 됩니다. 종이에 대충 네모를 그리고 화살표만 이어놓아도 진행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위아래로 층이 갈리는 구역은 머릿속으로만 기억하기 어려워서, 층별로 나눠 적어두면 훨씬 정리가 됩니다.
난이도가 튀는 지점
점프 판정이 관대하지 않습니다. 발판 끝을 정확히 밟아야 하는 자리가 자주 나오고, 아래가 바로 낙하 지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뛰기 전에 잠깐 멈춰 거리를 확인하는 습관이 사고를 크게 줄여줍니다.
적의 배치가 짓궂은 구간도 있습니다. 착지하려는 발판 위에 적이 서 있거나, 문을 나서자마자 바로 앞에 적이 있는 식입니다. 처음 들어가는 방은 한 번 죽고 배치를 외운 뒤 다시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의 정석입니다.
미끄러지는 바닥이 깔린 구역은 별도로 취급해야 합니다. 평소 감각대로 뛰면 착지 후에도 계속 밀려서 발판 밖으로 나가버리므로, 목표 지점보다 조금 앞에서 뛰어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런 구역에서 목숨을 몇 개씩 날리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조심하게 됩니다.
마스터시스템판의 사정
이 게임은 여러 기기로 나왔고, 기기마다 만듦새가 다릅니다. 마스터시스템은 색 수와 화면 처리 능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상위 기기판에 비하면 그림이 단순합니다. 그래도 방마다 색조를 확실히 갈라놓아서 어느 구역에 있는지는 한눈에 구분됩니다.
같은 시기 유럽 쪽에서는 마스터시스템이 꽤 오래 현역으로 남았고, 이 게임처럼 영화 판권을 쓴 액션 플랫폼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그중에서 이 작품은 넓은 공간을 탐색하게 만든 구성 덕분에 단순히 오른쪽으로 달리는 게임들과는 다른 결을 가집니다.
국내에서는 마스터시스템 자체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그 시절 화면으로 접한 사람은 많지 않고, 대신 다른 기기판을 통해 아담스 패밀리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영화의 기괴한 정서를 액션 게임 지형으로 바꿔놓은 발상 자체는 지금 봐도 재미있는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