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스티의 펀 하우스 (마스터시스템)
크러스티의 펀 하우스 (Krusty S Fun House Europe) · 1993 · Acclaim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쥐를 잡는 게 아니라 길을 만드는 게임
제목만 보면 광대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흔한 점프 게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켜 보면 이 게임에서 해야 할 일은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화면 곳곳에서 쥐가 계속 기어 나오고, 이 쥐들은 벽에 부딪히면 방향을 바꾸며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입니다. 플레이어가 할 일은 블록을 옮기고 발판을 만들어, 그 쥐들이 저절로 덫까지 걸어가도록 길을 놓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액션의 옷을 입은 퍼즐입니다. 방을 처음 보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데, 블록 하나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쥐의 행렬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답을 찾은 순간 쥐들이 줄지어 덫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이 게임의 보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크러스티의 펀 하우스(Krusty's Fun House)는 심슨 가족에 나오는 광대 크러스티가 자기 놀이집에 들끓는 쥐를 소탕하는 퍼즐 플랫폼 게임입니다. 각 방에는 쥐가 나오는 구멍과 쥐를 없애는 덫이 있고, 방 안의 쥐를 전부 덫으로 보내면 통과입니다.
크러스티는 블록을 들어 옮기고, 쌓고, 던질 수 있습니다. 던진 블록으로 벽을 부수거나 방해하는 적을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크러스티 자신은 쥐를 직접 잡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적들에게 맞으면 체력이 깎이므로 몸을 지키면서 작업해야 합니다.
쥐의 습성 읽기
공략의 출발점은 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쥐는 앞으로 걷다가 벽을 만나면 돌아서고, 낭떠러지가 있으면 아래로 떨어집니다. 계단처럼 낮은 턱은 알아서 올라가지만 높은 벽은 넘지 못합니다. 이 단순한 규칙을 조합하면, 블록 몇 개로 방 전체를 관통하는 통로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쥐가 한 마리씩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멍에서 계속 나오기 때문에, 길을 잘못 놓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쥐가 쌓이고 그것들을 다시 몰아오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블록을 옮기기 전에 그 블록이 사라진 자리로 쥐가 새지 않는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완벽한 길을 만들려 하기보다, 구멍 근처에서 덫 쪽으로 조금씩 이어 붙여 나가는 편이 실수가 적습니다.
방을 방해하는 것들
방에는 쥐 말고도 크러스티를 노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것, 바닥을 굴러다니는 것,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것 등이 있는데, 대부분 블록을 던져 치울 수 있습니다. 다만 블록은 길을 만드는 자원이기도 하므로, 함부로 던져 소모하면 정작 필요한 자리에 놓을 것이 없어집니다.
방 구조 자체가 함정인 경우도 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나 위로 밀어 올리는 장치, 물이 차 있는 구간처럼 쥐와 크러스티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가 섞여 나옵니다. 이런 방에서는 장치의 방향을 이용해 블록 없이도 쥐를 옮길 수 있는 경로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슨 게임 중의 수작
심슨 가족 판권으로 나온 게임들은 대체로 평가가 좋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예외로 꼽힙니다. 판권을 빌려 온 캐릭터 위에 제대로 된 퍼즐 설계를 얹었기 때문입니다. 크러스티가 나오지 않았어도 게임으로 성립했을 것이라는 평이 이 작품에는 칭찬으로 붙습니다.
마스터시스템판은 8비트 성능에 맞춰 그림을 단순화했지만, 크러스티의 알아보기 쉬운 생김새와 방마다 달라지는 배경은 그대로입니다. 방 하나가 짧게 끝나고 바로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구성이라, 잠깐 손대려다 한참을 붙잡고 있게 되는 유형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