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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로 썬더 닌텐도64판

하이드로 썬더 (Hydro Thunder Europe) · 2000 · Mi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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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나는 보트

보트 레이싱이라고 하면 물살을 가르며 얌전히 도는 그림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게임은 정반대입니다. 부스트를 켠 보트가 파도 마루에서 튀어 올라 공중을 한참 날아가고, 착수하면서 물보라를 뒤집어씁니다. 물리를 따지는 게임이 아니라 물 위에서 벌어지는 액션에 가깝습니다.

코스도 얌전하지 않습니다. 침몰한 배 사이를 지나고, 얼음 동굴을 통과하고, 물이 넘친 도시의 건물 사이를 달립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릴 정도로 갈래가 많고, 그 갈래마다 지름길이 숨어 있습니다.

하이드로 썬더 닌텐도64판 레이싱 게임 화면 1 - 닌텐도 64 (2000)

어떤 게임인가

하이드로 썬더(Hydro Thunder)는 오락실 기판으로 먼저 나온 보트 레이싱을 옮긴 게임입니다. 여러 대의 보트가 정해진 코스를 돌아 순위를 다투고, 정해진 등수 안에 들면 다음 코스와 새 보트가 열립니다.

이 게임의 중심은 부스트입니다. 화면 아래 부스트 게이지가 있고, 코스 곳곳에 떠 있는 파란 부스트 아이콘을 먹으면 채워집니다. 부스트를 켜면 속도가 확 붙고 파도를 타고 크게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행 라인이라는 게 최단 거리가 아니라 부스트 아이콘을 이어 먹는 선이 됩니다.

조작은 가속과 브레이크, 조향, 부스트에 더해 공중에서 자세를 잡는 정도입니다. 착수할 때 뱃머리를 너무 들거나 처박으면 속도가 죽으므로, 공중에서 자세를 다듬는 습관이 붙으면 기록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하이드로 썬더 닌텐도64판 레이싱 게임 화면 2 - 닌텐도 64 (2000)

지름길 찾기

이 게임을 오래 하게 만드는 건 지름길입니다. 코스마다 부서지는 벽, 열려 있는 수문, 폭포 뒤의 동굴 같은 숨은 길이 있고, 어떤 길은 부스트를 켠 상태에서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처음 달릴 때는 넓은 길만 따라가게 되는데, 몇 번 돌다 보면 다른 보트가 사라지는 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름길이 항상 이득인 것도 아닙니다. 좁고 장애물이 많아서 한 번 부딪히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길도 있습니다. 이 코스에서 이 보트로는 어느 길이 나은지 판단이 서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기록 경쟁이 시작됩니다.

보트 고르기

보트마다 최고 속도와 가속, 다루기 쉬운 정도가 다릅니다. 처음 열려 있는 보트들은 속도가 낮은 대신 방향 전환이 순해서 코스를 익히기 좋고, 나중에 열리는 보트는 빠르지만 조금만 조향을 세게 넣어도 벽에 붙습니다.

숨겨진 보트도 여럿 있어서, 특정 코스에서 좋은 기록을 내거나 코스 안에 숨은 것을 찾으면 열립니다. 무난한 보트로 코스를 다 열고 나서 빠른 보트로 갈아타 기록을 줄이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곳

초심자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부스트를 아무 데서나 켜는 것입니다. 직선에서 켜는 것보다 파도 마루나 점프 지점 직전에 켜는 쪽이 훨씬 멀리 갑니다. 부스트를 지름길 진입에 맞춰 남겨 두는 습관을 들이면 순위가 달라집니다.

벽에 붙어 긁는 것도 기록을 크게 깎아먹습니다. 이 게임은 부딪히면 속도가 거의 죽어서, 코너를 무리하게 파고들기보다 조금 크게 돌더라도 벽을 안 대는 편이 빠릅니다.

또 하나, 뒤에서 따라오던 보트가 갑자기 앞서 나가면 십중팔구 지름길로 빠진 것입니다. 그럴 때는 무작정 쫓지 말고 다음 바퀴에 그 지점을 확인해 두면 됩니다.

오락실 기판에서 온 감각

원작은 큰 캐비닛에 앉아 핸들을 잡고 하던 오락실 게임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기판 게임답게, 제한 시간이 있고 체크포인트를 지날 때마다 시간이 더해지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위 싸움과 별개로 시간에 쫓기는 긴장이 계속됩니다.

닌텐도 64판은 그 구조를 그대로 옮기면서 화면 분할 대전을 넣었습니다. 원작의 물결 표현이 다 살아나지는 않았지만, 파도를 타고 날아오르는 감각과 속도감은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도 큰 캐비닛으로 놓인 곳이 있었고,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보트가 공중으로 뜨는 화면이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규칙이 단순해서 한 판만 해도 무슨 게임인지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자리에서는 큰 장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