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벌룬
울트라 벌룬 (Ultra Balloon) · 1996 · S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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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의 후예, 그것도 1996년에
보글보글이 나온 지 10년이 지난 1996년에, 거품을 쏘아 적을 가두는 게임이 또 하나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공룡이 아니라 펭귄입니다. 화면 구성도, 적을 거품에 가둔 다음 터뜨려 없앤다는 규칙도 그 유명한 원조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표절에 가까운 구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 보면 나름의 재미가 붙어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품을 모아 쏘는 기능입니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커다란 거품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쏘면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가둘 수 있습니다. 점수도 크게 들어옵니다. 원조에는 없던 이 장치 하나 덕분에, 적을 하나씩 처리하는 대신 한곳에 몰아 두고 한 방에 쓸어 담는 운영이 생깁니다. 배경 음악으로 오페라의 유령이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같은 곡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 게임 특유의 인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울트라 벌룬(Ultra Balloon)은 한 화면짜리 고정 화면 플랫폼 액션입니다. 펭귄이 된 주인공을 조종해 발판 사이를 뛰어다니며, 거품을 쏘아 적을 가두고 그 거품을 터뜨려 없앱니다. 화면 안의 적을 모두 처리하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고, 판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보스를 상대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조작은 아주 단순합니다. 좌우 이동, 점프, 거품 발사가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재미가 나오는 이유는 거품이 터진 자리에 떨어지는 아이템과 점수 규칙 때문입니다. 여러 마리를 한 번에 터뜨리면 점수가 크게 뛰므로, 무작정 보이는 대로 처리하는 것보다 몰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없애는 쪽이 항상 낫습니다.
이 장르를 잘 하는 법
첫 번째 요령은 거품에 가둔 적을 바로 터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가둬 둔 거품은 잠시 떠 있으므로, 그 사이에 다른 적도 가둬서 나란히 붙여 놓았다가 한 번에 처리하면 점수가 몇 배로 들어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거품이 저절로 터지면서 적이 다시 나오고, 이때 대개 더 빠르고 성가신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언제까지 모을지 판단하는 것이 실력입니다.
두 번째는 화면 아래쪽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형식의 게임에서는 적이 발판을 따라 내려오다가 아래에 모이는 경우가 많고, 아래에 갇히면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위쪽 발판으로 올라가 두면 적이 흩어져 올라오므로 하나씩 상대하기 쉽습니다.
세 번째는 거품을 발판처럼 쓰는 것입니다. 이 계열 게임에서는 자기가 쏜 거품 위에 올라탈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 평소에는 닿지 않는 높은 자리로 올라가 아이템을 챙길 수 있습니다.
시간을 끌면 벌어지는 일
한 판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상황이 나빠지는 것이 이 장르의 공통된 규칙입니다. 적의 움직임이 빨라지거나, 피할 수 없는 방해 요소가 나타나 플레이어를 몰아붙입니다. 그러니 큰 점수를 노리고 적을 모으는 것도 좋지만, 시간 감각을 잃으면 그 판 자체를 놓칩니다.
특히 마지막 한두 마리가 화면 구석에서 잘 잡히지 않을 때가 위험합니다. 이럴 때는 점수를 포기하고 바로 터뜨려 판을 넘기는 편이 낫습니다. 초보자는 남은 적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다 시간에 쫓겨 오히려 목숨을 잃습니다.
난이도와 보스
앞쪽 판들은 적이 적고 발판 구조도 단순해서 규칙을 익히기 좋습니다. 뒤로 갈수록 발판이 복잡해지고, 위아래로 빠르게 오가는 적과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이 섞여 나옵니다. 이 지점부터는 거품을 쏘고 곧장 자리를 옮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쏜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 옆에서 들어오는 적에게 그대로 부딪힙니다.
보스전은 일반 판과 성격이 다릅니다. 한 번 거품에 가둬 끝나는 상대가 아니라, 여러 번 공격을 넣어야 하고 그동안 정해진 패턴의 공격을 피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붙기보다 몇 번 지켜보며 어느 타이밍에 빈틈이 생기는지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그 시절 국내 오락실
이 게임을 만든 곳은 1980년대부터 오락실 기판을 만들어 온 국내 회사입니다. 이 무렵 국산 기판 게임들은 값이 저렴해서 동네 오락실과 문방구 앞 기계에 잘 들어갔고, 정식 이름 대신 그냥 "펭귄 나오는 보글보글"처럼 불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원조를 대놓고 따라간 구성이라 지금 기준으로 보면 곱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배경 그림 일부를 다른 게임에서 가져다 쓴 흔적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럿을 한꺼번에 가두는 큰 거품과, 클래식 곡조를 편곡해 붙인 음악은 이 게임만의 것입니다. 원조의 손맛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몇 판만 해 봐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